홍창선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2차 컷오프 탈락명단과 단수, 전략 공천지역 등을 발표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홍창선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공천에서 배제한 정청래 의원을 미국의 막말 대선 후보 트럼프에 비유하며 “(정 의원의 막말은) 챔피언 수준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 탈락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지지자들의 반발 여론에 기름을 붓는 발언이다.
홍 위원장은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사회자는 “정 의원의 막말은 귀여운 수준”이라는 전날 홍 위원장의 발언을 거론하며 ‘별거 아니지만 반대 여론을 고려해 어쩔 수 없이 컷오프한 거냐’고 물었다. 이에 홍 위원장은 “귀엽다는 게 괜찮다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 것보다 이 사람은 챔피언 수준이 된 거죠.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처럼. 그런데 시원하다며 그 사람 지지도가 계속 올라가니까 당에서 부담된다고 저걸 끌어내려야 되겠다고 지금 야단이라는 거 아닙니까”라고 답했다. “다른 사람들은 정말 막말이 꽤 많이 있는걸 보고 정청래 의원에게만 들이대는 잣대가 있구나, 그런 걸 느꼈다”는, 자신의 전날 발언과는 전혀 다른 인식이다.
홍 위원장은 정 의원 공천 배제를 재고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옛날 같으면 당사가 아마 부서지고 난리가 났을 거다. 저희 나름대로 논리가 있고 기준이 있고 이런 절차에 따라 했기 때문에 얼마든지 설명드릴 수 있다”며 재고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다음은 정청래 의원과 관련된 인터뷰 전문.
◇ 김현정> 지금 가장 큰 여론의 반발이 나오는 사람이 정청래 의원인데. 지금 홈페이지가 마비됐다고 그러고, 정봉주 전 의원 주도로 1인시위가 벌어지고 있고, 동료의원들 여럿이 나가서 재고도 요청하고 있고. 정청래 의원도 그러면 좀 억울한 면이 있는 겁니까?
◆ 홍창선> 정청래 의원은 불행하게도 좋은 것으로 알려진 게 아니라 ‘막말의 대명사다’ 이런 식으로 알려져 있거든요. 그래서 이것을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그냥 패스하면 또 다른 반대 그룹에게는 뭐라고 설명을 해야 될지 이런 고민이 있는 겁니다, 실제로.
◇ 김현정> 그러면 어제 막말 수준에 대해서 “정 의원 막말은 귀여운 수준이다” 이렇게 홍창선 위원장님이 말씀하신 걸 제가 봤습니다, 1문1답에서. 그러면 홍창선 위원장은 그분의 막말이 귀여운 수준. 그러니까 별거 아니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여론을 여러 가지 반대층을 고려하고 할 때 어쩔 수 없었다, 이런 건가요?
◆ 홍창선> 제 말씀은 귀엽다는 게 괜찮다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 것보다 이 사람은 챔피언 수준이 된 거죠.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처럼. 그런데 시원하다며 그 사람 지지도가 계속 올라가니까 당에서 부담된다고 저걸 끌어내려야 되겠다고 지금 야단이라는 거 아닙니까?
◇ 김현정> 도널드 트럼프처럼 지금 시민들한테, 국민들한테 비춰지고 있다. 이런 판단을 하셨다고요?
◆ 홍창선> 똑같지는 않은데 그렇게 열혈 지지층이 한쪽에 있고, 한쪽은 아주 낯을 찡그리는 계층이 있고, 이런 한복판에 정청래라는 인물이 있다. 이렇게 자꾸 언론이 보도되니까 유명해지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 것들이...
◆ 홍창선> 저도 안타깝죠. 왜 그렇게 발언을 해서 저런 빌미를 주나. 고쳐야죠, 그거.
◇ 김현정> 정청래 의원이 컷오프 있기 전에 SNS에다 사과도 하고 앞으로는 정말 조심하겠다는 이야기도 했고. 게다가 지금 지지층이 이렇게 거세게 항의를 할 경우에는, 반발할 경우에는 당원 탈퇴도 이어지고 있다고 하죠. 이 정도라면 그럼 번복의 가능성, 여지가 있습니까?
◆ 홍창선> 핵심 지지층이 어제 당사 앞에 와서 재고를 해 달라는 의사전달을 하러 왔습니다. 옛날 같으면 당사가 아마 부서지고 난리가 났을 거예요. 우리는 우리대로 하여튼 공천작업을 하는 것이고 핵심 지지층은 또 그렇게 항의를 하고 재고해 달라고 요구를 하고 운동할 수 있는 거고. 또 그거 잘했다, 속시원하다 이렇게 또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고, 그런 걸 다 듣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말에 대해서 시원하다는 층도 있고 아닌 층도 있는 걸 다 안다, 이 말씀이세요? 그럼 제가 번복이라는 이야기 대신 재고라고 여쭙겠습니다. 재고의 여지는 있는 건가요?
◆ 홍창선> 네, 저는 모든 분들이 다 억울하다고 하고 나는 승복하기 어렵다고 하면, 옛날 같으면 탈당, 각목으로 부수고 별일이 다 있지 않습니까. 저는 저희 나름대로 논리가 있고 기준이 있고 이런 절차에 따라 했기 때문에 얼마든지 설명드릴 수 있고. 설사 제가 던지는 메시지는 이런 고통과 아픔 잘 극복해야 큰 정치인이 되는 것이지, 이런 거 가지고 탈당, 불복종 무슨 성명서 내고 이렇게 해서 잘되는 분이 없어요. 그래서 좀 자중하고 이것을 따갑게 받아들이면 더 좋은 정치인으로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 저는 그렇게 보기 때문에 선배들이 어떻게 됐나 모습을 보시고 현명하게 판단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정청래 의원이 탈당하지는 않지만. 지금 무소속 출마할 거라는 관측도 나오기는 하거든요. 그렇게 안 보세요?
◆ 홍창선> 그런 관측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런 정도로 이분이 그렇게 우둔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우둔한 사람은 아니라고 본다.
◆ 홍창선> 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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