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BAR_‘여성아 정치하자’ 피티쑈 : 이정미
정치BAR의 네번째 피티쑈 ‘여성아, 정치하자’가 2016년 3월16일 저녁 7시, 서울 홍대앞 미디어카페후에서 열렸습니다. 정의당을 대표해 연사로 나선 이정미 부대표의 동영상과 발언 전문입니다. 피티 제목은 ‘지금은 2016년이니까요!’입니다.
합리적 보상보다 경쟁과 차별 부추기는 정부 2006년에 인터넷에서 된장녀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여기도 다 된장녀 소리 들어볼 법한.(웃음) 그후에 김치녀, 루저녀, 개똥녀, 개풍녀. 여러 인간사회 안에서 무례하거나 공동체에 해악 끼치는 사람 비난할 수 있습니다. 특정 여성에게 사실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사건에 대해 어떤 ‘녀’ 이름이 붙여져 유포되고 인터넷에서 집중적으로 공격을 받는. 왜 여자들은 공격을 받지? 남자들에게 붙는 말은 딱 하나 있었습니다. 뭘까요? 쩍벌남. 사실 이런 여성과 남성간에 갈등의 시작이라는 건 1999년도 헌재에서 군 가산점 위헌 결정 이후에 시작됐는데 이 문제는 제도와 정책을 어떻게 쓰냐에 따라서 인간 공동체 안에서의 갈등을 훨씬 더 부추길 수 있다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보거든요. 군대 다녀온 많은 남성들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을 정부가 고민해야 하는데 그 보상을 차별적인 제도로 만들었기 때문에 갈등 부추겨왔던 것이죠.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아버지와 아들의 노동시장 다툼 벌이게 만드는 정책과 똑같다고 봅니다. 이것이 더 극단적으로 나갔던 건 경제위기 닥치고 나서 많은 사람들이 정리해고 되고 비정규직으로 밀려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여성의 노동시장은 OECD 국가 중 최하위, 열악한 상황이고 임금 격차도 남성임금의 60%밖에 못 받는 환경임에도 일자리 밀려난 많은 남성들이 여성과 경쟁적으로 일자리 다툼을 하게 되는 상황으로 가게 된 것이죠. 심지어 보육교사, 초등교사는 여성들이 너무 많이 진출해서 사회적으로 역차별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면서 좋은 정책 만들어내지 못하는 정부정책에 대한 대안을 만드는 작용보다는 여성 대 남성의 갈등을 부추기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정의당 이정미 부대표. 3월16일 정치BAR 여성아 정치하자 피티쑈 현장.
국회의사당에 여자 화장실이 없었다 실제로 역차별이 벌어지고 있는가. 루저녀, 된장녀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사회적 지위를 마음껏 누리면서 자신의 개인적 이익 추구할 수 있는 위치에 와있는가 봐야 합니다. 한국 여성의 지위를 보볼 때 세계 ‘성 격차’ 보고서에서 145개국 중 115위입니다. OECD 경제력으로는 10위권에 드는데 성 격차는 더 밑에 있는 최하위국입니다. 역차별에 대한 반대 지표 찾아봤습니다. 물론 돌봄노동 특성 가진 분야는 여성의 진출이 상당히 이뤄지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중앙행정기관의 여성 공무원, 4급이상 관리직 여성 공무원은 직급이 높아질 수록 여성 비율은 현저히 떨어집니다. 고위공무원단은 4.5%, 지방직은 34.3%, 5급 이상 여성관리자는 10.3%에 불과합니다. 특히 우리 사회 환경에 큰 영향 미치고 있는 미디어 분야 보십쇼.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는 여성이 한 명도 참여하지 않고 있어요. 성차별 부추기는 언론·미디어 환경에 여성이 대응할 수 있는 어떤 기회도 주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나 2013년 여성가족부에서 한국의 성평등 보고서를 냈는데 가장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부분은 의사결정 부분입니다. 정치·경제·사회 각 영역에서 자신의 의견을 제출하고 수용시킬 수 있는, 벽에 가로막혀있다는 지표가 나타나있고 그중에 가장 높은 벽이 국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초대 여성 국회의원으로 박순천 의원이라고 계세요. 4선 하셨는데. 당시 우리나 국회의사당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국회 본청에 여자 화장실이 없었대요. 그래서 항상 의사진행 과정에서 참아야 하는 거예요. 국회의원 회관까지 뛰어갔다와야 하니까. 그래서 말년에 방광염으로 굉장히 고생하셨다고 그래요. 그런 상태에서 2004년도에 정당명부 비례대표제가 실시돼서 여성의 국회 진출은 10%대로 올라가 있기는 하지만 20대 국회에 새누리당이 여성 할당 60% 한다고 하지만 그나마 올린 10%대 여성 진출률이 9%로 떨어지지 않겠는가, 그런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우리나라 국회의원 선출 제도는 명백하게 1등만 모든 것을 싹쓸이 해가는 단순 다수 대표제입니다. 내가 30~40% 얻어도 1등만 하면 100%를 다 가져가는 거죠. 매년 선거 때마다 1000만표에 가까운 사표, 내 민의를 반영해주겠다는 후보가 2등, 3등이 됨으로써 국회에 전혀 진출하지 못하는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단순 다수대표제의 결과는 이렇게 나타납니다. 지역주의. 정당이라는 것은 내가 누구를 대변해야 하는가, ‘누구’를 대변하는 정당으로 국회에 들어가는 건데, 우리나라는 호남을 대변하느냐, 영남을 대변하느냐죠. 노동자, 다양한 소수자 뿐만 아니라 여성의 목소리도 명확하게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로 돼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결과가 이런 것이죠. 여성들의 엠자 곡선, 그리고 소는 다 같이 키우는 것이라 전해라, 남녀 임금격차 37%. 하늘의 절반은 여자다, 유리천장 뚫고 하이킥. 여전히 우리에겐 이런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_______
‘비례대표 축소’ 반대할 때 다른 당은… 작년에 중앙선관위가, 우리 선거제도가 민의를 반영하기에는 너무나 불충분하기 때문에 비례의석 100석까지 늘려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비례대표 100석이라는 건 여성의 정치 진출이 50명까지는 보장된다는 것입니다. 진보정당이나 소수정당에게도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여성의 정치참여를 위해서는 비례대표 확대는 너무나 중요한 과제이고 2015년도에 중앙선관위가 이것을 제안했다는 측면에서 여성들에게 절호의 기회였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말씀을 드리면 정의당이 작년 초부터 국회 로텐더홀에서 몇달을 농성하면서 이것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한 과제다, 정의당의 지분 싸움이 아니라. 국회라는 건 다양성이 보장되는 그런 민주주의의 전당이 돼야 하고 여러 국민의 목소리가 국회 담장 안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이제 21세기 우리 국회도 선진화 시켜보자, 이렇게 싸움을 벌였습니다. 특히나 제가 안타까웠던 것은, 10몇퍼센트의 여성의 정치참여가 이뤄질 수 있었던 비례대표제, 그 수혜를 입고 들어온 타당의 여성 의원들이 이 문제 어느 누구도 나서 과감하게 싸운 분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과연 누구를 대변해서 내가 국회에 들어왔는데, 그 기회를 여성에게 확대하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 이런 소명의식을 가지고 싸우는 여성 의원들을 저는 다른 정당에서 찾아보기가 힘들었습니다. 새누리당까지 오셨으면 너무나 좋았을 텐데, 정말 간곡하게 부탁드리기 위해서 마지막으로 이런 제목을 달아봤어요.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녹색당, 정당은 다르고 정파는 다르지만 20대 국회 안에서 여기 오신 여성 정치인 만큼 비례대표제 확대를 통해서 여성이 정치적으로 참여하고 여성이 삶의 결정권을 우리 스스로 찾아나갈 수 있는 그런 국회를 만들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정리/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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