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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 “당 운영부터 평등정책 실천하는 유일 정당”

등록 2016-03-24 18:03수정 2016-03-24 18:11

정치BAR_‘여성아 정치하자’ 피티쑈 : 신지예
정치BAR의 네번째 피티쑈 ‘여성아, 정치하자’가 2016년 3월16일 저녁 7시, 서울 홍대앞 미디어카페후에서 열렸습니다. 녹색당을 대표해 연사로 나선 신지예 비례대표 후보의 동영상과 발언 전문입니다. 피티 제목은 ‘여성아 정치하자’입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에게 저희 어머니 얘기를 해드릴까 합니다. 예쁘시죠? 저희 어머니는 제가 중학생 때 아버지와 이혼하셨습니다. 당시 외갓집 가족분들은 완강히 반대하셨어요. 어느날 외할머니가 제 손을 꼭 잡고 말씀하셨습니다. “지예야, 엄마가 재혼하면 니 엄마일 거 같니? 아니야. 그 남자의 아내인 거야.” 저희 어머니는 이혼하셨고 재혼않고 행복한 삶을 살고 계십니다. 저는 이따금씩 할머니 말씀 떠올리곤 해요. 왜 할머니는 손녀에게 자신의 딸이 누군가의 아내가 될 것이라고 얘기했던 걸까요. 맞습니다. 지금까지 여성은 누군가의 딸이거나 아내이거나 엄마로만 불렸기 때문입니다. 저는 크면서 어머니에 대한 측은지심을 느끼면서 살았습니다. 저는 젊은 세대니까 엄마처럼 안 살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성인이 돼 사회에 나와보니 웬걸요. 이런 사태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웃음) 이들이 말하는 훌륭한 여성상이란 이런 겁니다. 아이도 숨풍숨풍 낳고 약간 모자라 보이면서도 항상 방긋방긋 웃는 여성들. 여성아 정치하자. 왜 여성이 정치해야 할까요. 처참할 정도의 불평등한 한국사회에서 여성의 삶을 조금이라도 낫게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그것이 제가 정치를 시작한 이유입니다. 그런데 기존 거대 정당에서는 여성 정치인을 그저 악세서리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여성들에게 지역구 30% 할당하겠다고 하지만 19대 국회에서 여성 의원 20%도 못채웠습니다. 그들은 “뽑을 만한 여자가 없었다”고 말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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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택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정치하는

저는 살아오면서 훌륭한 여자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중학생 때 두발자유운동을 진행했는데 저를 이끌었던 대학생 언니 때문에 즐겁게 청소년 운동할 수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땐 대안학교에 갔는데 담임 선생님도 교장 선생님도 모두 여자였습니다. 누구보다 훌륭히 선생님의 역할을 해주셨어요. 성년이 돼선 사회적기업에 취직했습니다. 대표님도, 직원 과반이 여자였습니다. 지금은 청년의 자립과 지역재생을 실험하는 청년단체를 만들었는데요. 제가 만나는 또래 청년들은 누구보다 씩씩하고 똑똑하고 용감한 친구들입니다. 그런데 정말 안타깝게도 제가 만난 많은 여성들이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경험도 경력도 자원도 부족한 환경에 자주 처해지곤 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여성 정치인들은 남성 정치인에게 ‘간택’되어 정치인이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뽑힌 여성 정치인들은 남성 정치인과 진배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스스로 정치하는 여성 정치인이 필요합니다. 저는 어느 시기에 정당에 의해 간택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사회적 운동, 청년단체, 사회적기업, 대안교육. 제 삶속의 모든 과정들이 정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녹색당을 선택하고 정치에 나오기로 선택하였고 또 누구와 훈련할지를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훈련된 여성 정치인이 여성정책, 성평등 정책을 이끌어 나가고 여성의 목소리를 스스로 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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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사회? 모든 정당이 얘기한다

다시 저희 어머니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저희 어머니는 무려 세 자녀를 두셨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일에 대한 욕심은 놓지 않았습니다. 결혼 전에는 치과 간호사로 일하셨습니다. 첫째를 낳고 나서는 치기공사로 일하셨어요. 둘째를 낳고난 이후에는 빨간펜 선생님으로 일하셨습니다. 셋째를 낳고 난 이후에는 작은 부동산의 사무직으로 일하셨습니다. 세 번의 출산을 경험했지만 한 번도 이전의 직장으로 돌아가지 못했어요. 그리고 밖에 나돌지말고 집이나 돌보라는 남편, 시부모와 갈등이 일곤 했습니다. 얼마 전 여성의 날이었죠.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유리천장 지수에서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4년 연속 최하위입니다. 어머니가 겪은 불평등이 아직도 내려오고 있는 겁니다.

많은 정당에서 이 문제 해결해야 한다고 이야기해요. 심지어 오늘 오시지 않은 새누리당에서도 이 문제 해결해야 한다고 해요. 그런데 이들이 이야기하는 여성 정책의 근거를 들여다보면 출산율을 높여야 한국의 국력이 유지될 수 있다, 여성은 출산하고 양육한다, 그걸 위해 이 불평등을 완화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녹색당과 저는 이런 문제의 근거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정책의 관점이 바뀔 때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좀더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남자와 여자가 함께 공존하는 삶을 위해 성평등 정책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녹색당에서는 여성에게만 부과된 돌봄노동을 사회와 정부가 나눠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평등돌봄과 인권보육정책, 그리고 여성일자리 안정정책, 여성의 사회 참여 보장정책으로 여성의 보육문제, 일자리문제, 그리고 할당문제, 여성의 사회참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이냐를 갖고 있습니다.

녹색당 신지예 비례대표 후보. 3월16일 정치BAR 여성아 정치하자 피티쑈 현장.
녹색당 신지예 비례대표 후보. 3월16일 정치BAR 여성아 정치하자 피티쑈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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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당 없이 성평등이 이뤄지는 정당

그런데 사실 각 정당 여성 정책 상황은 비슷합니다. 시민들이 제시하는 대안이 비슷합니다. 그렇다면 그 정책을 제시하는 정당에서 그걸 내부에서 잘 실천하고 있는가를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9대 국회에서 여성에게 30% 할당하겠다고 했지만 안 지켜졌습니다. 이 약속은 한 번도 지켜진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녹색당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비례후보 다 합쳐서 절반이 여성입니다. 할당 없이 여성이 자연스럽게 후보로 나와서 결정된 결과입니다. 또 주요 집행 책임자들이 모두 여성입니다. 현장 활동가들도 대부분 여성입니다. 그리고 정당 중 유일하게 여성이 과반 이상인 정당입니다. 여성이 많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여성이 주체적으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이것은 한국 녹색당만의 특성은 아닙니다. 녹색당은 90여개 나라에 있는 지구적 네트워크 정당입니다. 독일의 경우 다른 정당들보다 가장 먼저 50% 여성 할당 정책을 도입해서 다른 정당들이 지킬 수밖에 없게 하는 전위 효과를 낸 정당입니다. 한국 녹색당도 이런 역할을 하겠습니다.

한국 녹색당은 다른 정당들이 미처 담지 못한 성평등 정책을 담고 있습니다. 차별금지법과 여성의 임신출산 보장과 관련된 법이 그것입니다. 2007년 유엔 권고에 따라 차별금지법 입법 시도가 여러번 있었지만 아직까지 입법은 안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여성과 성소수자를 향한 혐오 발언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녹색당은 여성, 그리고 장애·나이·인종·성적지향을 넘어 차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약속드립니다. 또 여성의 임신출산권을 위한 법률 제정을 약속드리는데요. 유엔이 이미 여성의 자기낙태죄 폐지하라고 권고한 지 너무나도 오래됐습니다. 해외에서는 형법상 자기낙태죄가 없고 사회경제적 인공임신중절을 허용하고 있죠. 그런데 한국만 여성이 모든 생명의 문제를 감당하고 있죠. 녹색당은 형법상 자기낙태죄를 폐지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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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젠더가 차별받지 않는 세상

녹색당은 모두가 말하는 정책, 모두가 말하기 꺼려하는 정책, 그리고 실천하지 못하는 정책 세 가지를 모두 갖고 있습니다. 녹색당은 성평등 정책이 과거 통상적인 여성정책에서 벗어나 성평등 모두를 포괄하는 정책으로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여성이냐 남성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모든 젠더들이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합니다.

얼마전 여성단체가 각 정당에게 보낸 성평등 사회를 위한 25개 젠더과제에 녹색당이 가장 좋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녹색당은 문화적으로, 철학적으로, 정책적으로도 훌륭합니다.

바로 이분들이 녹색당원입니다. 할머니가 이런 얘기 많이 하셨습니다. “여자는 참고 살아야 돼. 좋은 게 좋은 거야.” 여성은 너무 많이 참고 살았습니다. 이제 그 문제를 소수의 여성 정치인이나 권력자에게 남겨둬서는 안됩니다. 이제는 여성 스스로가 평등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밖으로 나와 싸워야 합니다. 녹색당은 정치의 새로운 주체가 될 여성들을 끊임없이 정치판으로 초대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싸움에 녹색당이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김원철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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