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BAR_‘정당 지지 호소’ 피티쑈 : 제윤경
정치BAR의 다섯번째 피티쑈 ‘당신의 한 표, 저에게 주세요’가 2016년 4월5일 저녁 7시, 서울 홍대앞 미디어카페후에서 열렸습니다. 6개 정당의 ‘대표선수’가 연사로 나와 ‘우리 당을 지지해야 하는 이유’를 10분 동안 정성껏 설명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비례대표 후보의 피티 동영상과 발언을 소개합니다.
이건 70년대 가난의 풍경이다. 제가 71년생이고 저와 어머니 사진이다. 어렸을 때 7시만 되면 동네 공장 앞에서 서성였다. 엄마가 퇴근하는 시간이었다. 어슬렁대다보면 친구들 만나게 되고 “너 거기서 뭐하냐”고 물으면 매번 거짓말했다. 공장 다니는 어머니가 부끄러웠고 가난이 부끄러웠다. 아주 추운 겨울, 중학생 오빠가 외투도 입지 않고 작은 교복을 입고 있었다. 손목과 발목이 다 나와있는데 새빨갛게 얼었다. 울컥했다. 속으로 얼마나 창피할까 이런 생각했다. 70년대 가난은 불편이고 동시에 부끄러움이다. 지금의 가난은 더 나아간다. 여전히 불편하고 부끄럽지만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어떤 어머니는 아이 빨리 등교시킨다. 채권 추심원과 마주칠까봐. 양복 입은 사람이 서성거리면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다고 말한다. 이렇게 압류되기 일쑤다. 60만원 빚 못 갚는다고 유치장에 한밤중에 끌려가기도 한다. 지난해 한 가족이 빚 때문에 자살했다. 아버지에게 초등학생 딸이 유서를 남겼다. 살리려고 애쓰지 말라고. 빚이 얼마나 힘들면 초등학생 아이가 죽는 게 사는 것보다 낫다고 말하겠느냐. 이 여성은 중학생 아이 홀로 키우는 한부모 가족이다. 한밤 중에 수갑이 채워진 채 유치장에 끌려갔다. 갚아도 갚아도 이자가 불어난다. 채권은 죽지도 않고 반복적으로 추심된다. 야만적이다. 이런 상담도 했다. 초등학생 1~3학년짜리 아이가 파산면책을 해야했다. 판사에게 호소문 썼다. “아버지가 갚지 못한 빚을 나에게 대신 갚으라는 편지인 줄 몰랐어요”라는 내용이었다. 우리가 이렇게 야만적 세상에 살고 있다. 채권 추심 말씀 드리겠다. 카드사에서 김아무개씨가 100만원 빌려 3개월 연체되면 부실채권이라고 이름이 붙는다. 금융기관이 부실채권 많이 만들지 않기 위해 신중한 대출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돈 빌려쓰라는 광고가 넘쳐나는 나라다. 많은 이들이 빚 갚지 못한다. 그 카드사는 연말에 100만원이, 그 카드사의 회계장부에서 0원 처리된다. 채권을 지우고 손실처리했는데도 갚아야 한다. 그 채권을 대부업체에 헐값에 팔아치운다. 할인돼서 팔리는데 그 가격이 무시무시하다. 여러분들한테 몇 %에 사겠냐고 물어보면 50%, 70% 이렇게 답한다. 그러나 시장에선 3~10% 사이에서 거래된다. 김아무개씨의 채권이 5%에 팔린다면 5만원에 팔린 거다. 저렴하다고 해서 채권이 가진 재산권까지 저렴해지지 않는다. 채권은 5만원에 팔렸지만 재산권은 고스란히 양도된다. 재산권이라는 게 소득 조사, 재산 조사 할 수 있고, 유체동산 압류예고장도 보낼 수 있다. 살림살이 압류하겠다고 한다. 아무도 없는 시간에 꼭 찾아온다. 압류장 들고 찾아와 문 잠겨있으면 열쇠공 불러서 문을 따고 들어가서 가난한 살림살이에 밥그릇 숟가락 빼고 다 딱지를 붙인다. 채권이 갖고 있는 무지막지한 재산권이다. 이 재산권이 5만원 헐값에 팔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후보.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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