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0일 오후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 시그널 면접’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만약 후보가 지시하신 정황이나 증거가 나오면 (후보를) 사퇴하셔야 하지 않을까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안 했는데 가정적으로 (질문)하는 그런 답변 자체가 안 맞는 것입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을 검증하는 ‘국민 시그널 면접’ 이틀째인 10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박선영 동국대 법과대학 교수,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면접자로 나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검찰 고발 사주’ 의혹, 배우자 김건희씨의 주가조작 의혹, 이중적 언론관 관련 발언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진 전 교수는 “제가 볼 때 손준성 검사가 김웅 의원한테 고발장과 판결문을 넘긴 것은 사실로 보인다. 문제가 나오면 (윤 전 총장 쪽이) 민주당처럼 정치 공세로 몬다”고 말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이 국회의원 100명이 넘는 정당에 (고발을) 사주했다는 게 악의적인 공작 프레임”이라고 ‘정치 공작’론을 폈다.
윤 전 총장은 ‘손준성 검사가 김웅 의원에게 고발장 초안을 준 것이 확인되면 사과할 의사가 있느냐’는 김 대표의 물음에 “손준성이 아니라 대검의 어느 직원이나 검사라 하더라도 총장으로서 제대로 살피지 못한 부분은 국민께 사과할 수 있겠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의 언론관을 묻는 물음도 나왔다. 김 대표는 윤 전 총장이 고발사주 의혹을 첫 보도한 인터넷 언론 <뉴스버스>를 ‘마이너’라고 칭한 것에 관해 “(부인인) 김건희씨 첫 인터뷰도 <뉴스버스>가 했다. 불리하면 찌라시인가”라고 묻자, 윤 전 총장은 “정치공작에 작은 인터넷 매체를 동원하지 말라고 한 것”이라며 <뉴스버스>가 모략에 동원됐다는 인식을 거듭 밝혔다.
이날 면접엔 윤 전 총장 외에 황교안·박진‧안상수‧하태경‧원희룡 경선 후보도 참석했다. 김 대표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향해 “유승민 후보에게 ‘배신의 아이콘’이라는 말씀을 드렸는데, 원 후보는 ‘밀고자의 아이콘’인 것 같다”며 꼬집었다. 원 전 지사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개인적 통화 내용을 폭로해 논란을 빚은 것을 겨냥한 것이다. 그러나 원 전 지사는 “공정 경선에 대한 그 문제가 우리 후보자들끼리는 굉장히 민감한 문제였다”며 “인간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을 구분 못할 정도로 그렇게 하는 사람은 막 가는 정치를 하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최근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와 협력에 나선 점을 질문에 “만나보니까 이재명 (경기지사)보다 낫다”고 주장해 면접관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이날도 4·15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규정하며 “4·15 총선은 전면 무효라고 생각한다. 그 이후 절차는 정치권에서 다뤄가야 할 일”이라고 답했다. 하태경 의원은 진 전 교수가 ‘한시적 신규채용 조건부 해고제’ 공약과 관련 “현실성이 없다”고 비판하자 “올드 좌파에서 많이 벗어났는데 노동만 못 빠져나오는 것 같다”고 받아쳤다. 한편, 당 선관위는 오는 12일 후보자 12명을 상대로 ‘올데이 라방’(라이브 방송)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엔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와 정신과 전문의 표진인씨가 패널로 참석한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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