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8월27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13일 자신을 검찰 ‘고발 사주’ 의혹의 공모자로 지목한 국민의힘에 대해 “본질을 흐리는 헛발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과 함께 고발 사주 의혹 사안을 함께 논의했다’는 국민의힘 주장에 관해 “내가 그렇게 바보가 아니다.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국민의힘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쪽은 고발 사주 의혹을 처음 제기한 조성은 전 부위원장이 지난달 11일 박 원장과 만난 사실을 들어 ‘고발 사주 의혹 제보를 사전에 두 사람이 공모했다’고 주장한다.
박 원장은 국민의힘과 윤 전 총장 캠프 쪽이 조 전 부위원장을 ‘박지원의 정치적 수양딸’이라며 특수관계라고 부각하는 것에도 “(조 전 부위원장은) 청년 문제에 대해 제가 늘 물어보는 후배”라며 “저와 무슨 특수관계가 있겠나”라고 반박했다.
특히 국민의힘이 공모설의 근거로 주장하는 8월11일 조 전 부위원장과의 만남에 관해서는 이번 사안과 관계 없다고 해명했다. 박 원장은 조 전 부위원장과 만날 때 ‘전직 국정원 관계자가 동석했다’는 주장에 관해 “(조 전 부위원장과) 둘이 만났다”며 “국정원장은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자리인데, 그걸 마치 이상한 관계로 보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조 전 부위원장도 이날 여러 인터뷰에서 “(동석자는) 없었다. 경호원들만 많았다”고 말했다.
이날 윤석열 전 검찰총장 쪽은 박 원장과 조 전 부위원장 외에 ‘이름을 알 수 없는 1명’을 국가정보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윤 전 총장은 “저도 당과 캠프에서 들었는데, 그 자리에 동석자가 있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박 원장은 자신이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을 소개해줬다는 주장에는 “나는 지금도 감찰부장이 누구인지 모른다”며 “국정원장이 그걸 어떻게 연결을 하나”라고 말했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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