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선 경선후보가 9월2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네번째 대선 출마를 선언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양당 체제에서 대통령은 자기 권력 지키는 일밖에 못 한다”며 “내 삶을 대변할 수 있는 정치 체제로 바꾸기 위해 그 도구로 정의당과 심상정을 써달라”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지난달 27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양당 체제는 권력투쟁에는 용이한 구조지만, 그 안에 국민이나 민생, 미래는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양당을 넘어선 ‘다당제 연합 정치’가 이뤄져야 그 안에서 정책과 비전 경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촛불시민들도 정의당이 민주당의 ‘왼쪽’에서 개혁을 더 견인하길 바랐지만, 돌아온 건 ‘배신’과 ‘내로남불 정치’였다”며 민주당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네번째 대선 도전인데, 다시 나선 이유는 무엇인가.
“선거제 개혁과 ‘포스트 노회찬·심상정’ 체제를 세우려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두가지 숙제를 놓고 ‘어떤 헌신을 해야 하는가’를 고민했고, 결국 대선에서 정치적 공간을 열어 당의 전망을 세우고 그 성과로 당의 차기 리더십도 세워야겠다고 결심했다. 또 대선은 대국민 리더십을 다투는 자리다. (대선) 본선에서 성과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을 차출하는 것이 민심이고 당심이다. 제가 양보한다고 다른 분이 국민의 지지를 받는 것도 아니다.”
―선거제 개혁을 위해 ‘조국 법무부장관 인준’에 동의한 것을 두고 책임론이 제기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준과 관련해선 당시 실체가 충분하게 파악돼 있지 못한 상태였고, 선거제도 개혁을 중요한 전략으로 삼고 있었기 때문에 당내 대다수 여론이 조건부 인준이었다. 결과적으로 조국 승인이 정의당의 정의와 공정에 대해 많은 의구심을 갖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잘못된 일이었다.”
―정의당의 수권 능력을 의심하는 유권자를 설득할 복안이 있나.
“이재명 경기지사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등 모두 슈퍼대통령이 되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한다. 양당 체제 아래서 대통령은 잘해봐야 자기 권력 지키는 것밖에 못 한다. 절대 기후 위기 극복 같은 미래 과제를 수행할 수 없다. 시민들의 삶과는 무관한 양당 체제를 다원적 정당 체제로 바꾸는 게 시민들의 전략이 돼야 한다. 그 도구로 정의당과 심상정을 써야 한다. 산업화 세력 민주화 세력에게 수고비 줄 만큼 주지 않았나. 최악을 피하기 위한 차선의 선택 논리는 더이상 설득력이 없다.”
―대선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준비 중인 공약이 무엇인가.
“불평등과 기후위기다. 특히 대한민국이 세계 7위 경제강국인데 자살율, 노인빈곤율, 출생률, 남녀임금격차 등이 모두 최악이다. 국민의 삶이 이렇게 후진적인 이유는 결국 시민권이 약하기 때문이다. 국가의 시대, 시장의 시대를 넘어 시민의 시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시민권의 대표적인 내용이 신노동법 공약이다.”
―신노동법 공약의 일부인 ‘주4일제’ 반응이 뜨거운데, 실현 가능성이 있나.
“실현 가능성이라는 전제 자체가 맞지 않는 말이다. 세계12위 선진국 국민의 당연한 권리다. 이 권리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는 정치권에서 그 방안을 내놔야 한다. 유럽에선 1993년부터 주 35시간을 채택했고, 주 4일제가 확산되고 있다. 다만 단계적 적용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주5일제가 5인 이상 사업장에 제도화되는 데도 7년이 걸렸다. 최대한 단축 적용하는 게 목표다.”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이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내년 대선이 수사 대선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 양당의 유력 주자가 한쪽은 고발 사주 한쪽은 대장동 특혜 의혹에 휩싸여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대장동 특혜 의혹은 불로소득을 없애겠다는 대선 주자가 의혹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국민들의 충격이 큰 것이다. 공공개발 사업에 지자체가 갖는 권한을 고려할 때 업체 선정 과정부터 시작해서 수익 배분 구조까지 모두 비상식적이다. 이재명 지사의 분명한 사과 표명이 있어야 한다. 또 가장 빠른 방법은 검찰 수사를 통해 밝히는 것이다. 그런데 검찰 수사에도 공정성 시비가 있으니 검찰에서 특임검사에 준하는 특별수사팀을 구성해서 수사해야 한다”
―여야 유력 주자들을 어떻게 평가하나.
“가장 큰 경쟁상대는 이재명 지사다. 이 지사가 더 진보적이고, 민주적인지 그리고 민주당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후보인가를 철저하게 검증할 예정이다. 심상정과 이재명의 진검승부에 대한 기대가 국민들에게 있을 거라 본다. 야권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종후보가 될지 불확실해 보인다. 정치 초년생, 준비 안 된 후보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매우 크기 때문에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대선 본선에서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촛불시민들이 정의당이 민주당의 왼쪽에서 개혁을 더 견인하기를 바랐고 정의당도 헌신적으로 나섰지만 돌아온 것은 배신과 내로남불 정치였다. 또 지금 더불어민주당이 지금 추진하는 여러 정책들은 국민의힘과 가깝지, 정의당하고는 멀다. 왜 우리가 민주당과 단일화를 해야 하나. 이번 대선은 기득권의 과거정치와 시민들의 미래정치의 대결이다.”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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