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부산 재미없다’ 비하?…“지역 균형발전 발언 왜곡 말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3일 부산시 영도구 무명일기에서 열린 부산지역 스타트업·소셜벤처인과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산 재미없다’는 발언을 놓고 야권이 ‘지역 비하 발언’이라고 비판했지만 민주당은 ‘지역 균형발전의 필요성을 언급한 발언을 왜곡하고 있다’고 재반박했다.

‘부산 재미없다’는 발언은 지난 13일 이 후보와 스타트업·소셜벤처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왔다. 이 후보는 “국가 균형발전의 핵심은 국가재정과 국가권력을 지방에 많이 쓰는 것”이라며 “결단하고 선택하고 저항을 이겨내는 용기가 있어야 하고 실제 저항이 발생했을 때 그것을 관철하고 목표를 이뤄내는 추진력과 신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균형발전이 사실 인재부족 문제도 해결의 단초를 만들어줘야 한다”며 “부산 재미 없잖아, 솔직히. 재밌긴 한데 강남 같지는 않은 측면이 있는 거다. 젊은이들은”이라고 했다. 국가의 인적·물적 자원이 서울에 집중하면서 ‘제2의 도시’라는 부산도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취지였다. 이 후보는 이어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과거 부산 고갯길은 고통이지만 지금은 매력”이라며 ”잘 키워서 지금보다 나은 정주환경을 만들어야 하고 인재가 유출되지 않도록 인재에 대한 지원 정책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국민의힘은 14일 ‘부산이 초라하다’고 했던 과거 이해찬 전 대표의 발언을 상기시키며 “민주당의 지역 비하 디엔에이(DNA)를 이재명 대표가 계승하는 것”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김병민 대변인은 “부산지역을 폄훼하는 발언을 한 것인데, 그 속내가 놀라울 따름”이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수도권 집중화로 청년층이 떠나 쇠퇴하는 도시를 살리기 위해 몸부림치는 시민들에게 모욕감을 준 것”이라며 ”이는 비단 부산을 비하한 것일 뿐 아니라 비수도권 지역 모두를 비하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적었다. 윤영희 국민의당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작년 이해찬 전 대표의 부산 비하 발언을 잇는 이 후보의 부산 폄훼 발언에는 민주당의 뿌리 깊은 막말 디엔에이가 엿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은 “아전인수식 왜곡을 중단하라”고 맞받았다. 이소영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이 후보는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역 인재들의 유출 문제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지역 균형발전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청년들이 살고 싶어 모여드는 부산’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노력들에 대해 발언했다”며 특히 국민의힘을 향해 “이재명 후보 발언에 대한 아전인수식 왜곡을 중단하고, 부산을 청년친화 도시로 발전시키지 못한 스스로의 책임을 돌아보기 바란다”고 밝혔다.

심우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