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주최한 대선 후보 토론회가 열린 3일 서울 한국방송 스튜디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 사진)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3일 방송3사 공동 주최로 열린 대선 후보 첫 토론회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장동 공방’을 펼쳤다. 윤 후보가 먼저 맹공을 펼치자, 이 후보는 “대장동 개발로 자신이 이익을 본 것이 없다”며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에서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가 윤석열 후보의 약점을 알고있는 듯한 발언한 내용이 담긴 것을 겨냥해 “윤 후보가 책임질 일 아니냐”며 역공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8시 <한국방송>(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방송3사 공동주최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첫 토론 주제인 ‘부동산’ 토론에서부터 대장동 공방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첫 발언 순서로 나서 대장동 사태를 거론하면서 “이런 권력과 유착된 부정부패에서 비롯된 반칙, 특권들이 우리 사회 갈등을 심화시키고, 미래 세대에 좌절감을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를 향해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때 대장동 도시개발로 김만배 등이 3억5000만원을 투자해서 시행수익, 그리고 배당금으로 6천400억을 챙겼는데, 여기에 관해서 작년 9월 기자회견에서 ‘이 설계를 내가 했다’, 또 10월 서울 공약을 발표한 기자간담회에서 ‘엄청난 이익이 발생하는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성남시 몫이 얼마나 확실히 확보될지 설계한 것이다, 다시 하더라도 이렇게 하겠다’고 말씀했다. 이 후보께서 시장으로서 대장동 개발 사업에 대해 들어가는 비용과 수익을 정확히 가늠하고 설계한 것은 맞냐”고 물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3사 합동초청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토론하고 있다. 에스비에스 갈무리
그러자 이 후보는 “국민에게 실망시킨 점을 사과드린다”고 말한 뒤 “제가 일부러 국정감사를 자청해서 이틀 동안 탈탈 털다시피 다 검증했던 사실이고, 또 최근에 언론까지 다 검증했던 것이다. 가능하면 국민의 민생과 경제 이야기를 많이 하시면 어떨까 싶다”며 주제 전환을 시도했다.
이어 윤 후보는 ‘대장동 공격’을 멈추지 않았지만, 이 후보도 이번에는 대장동 사태와 윤 후보와의 연관성을 제기하며며 응수에 나섰다. 윤 후보가 “지난번 법정에서도 김만배씨가 ‘이 설계는 시장의 지시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개발 사업에서 어떤 특정인 또는 몇사람에게, 3억5000만원 투자한 사람에게 배당받을 수 있는 최상한선인 캡을 씌우지 않고 이렇게 설계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 있는 게 아닌가”라며 대장동 사태를 파고들자 이 후보는 “(저는) 공공 환수를 5천800억까지 했고, 국민의힘이 이익을 주기 위해, 민간 개발하기 위해 그렇게 난리를 치지 않았나. 업자들이 이렇게 말한다. ‘이재명 시장 12년동안 찔러봤더니 씨알도 안 먹히더라’라고. 그렇게 말했던 분들이 윤 후보 보고 ‘내가 한마디 하면 죽는다’고 이렇게 이야기를 하잖나”라며 김만배씨가 ‘윤석열, 형이 가지고 있는 카드면 죽어’라고 발언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 ‘정영학 녹취록’을 겨냥했다. 이어 이 후보는 “저는 이익을 본 일이 없다. 윤 후보는 부친 집을 관련자들이 사주지 않았느냐”라며 김만배씨 누나가 윤 후보 아버지의 집을 시세보다 싸게 매입했던 사실을 거론하며 역공에 나섰다.
이에 대해 윤 후보가 “사주다니”라며 불쾌한 듯 반응하자, 이 후보는 “저는 아무런 이익이 없었던 점을 보면 오히려 윤 후보가 더 책임져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토론 중에도 “대장동 개발이익 환수를 포기하면서 특정 민간에게 1조원 이익을 몰아준 건 개발이익 완전환수제와는 전혀 다른 방향”이라는 안 후보의 지적에 “바로 그것이다”라며 “이번에 개발이익 환수법을 제정하자고 했더니 국민의힘에서 막고 있다. 윤 후보께서 국민의힘이 막아서 못 만드는 개발이익 환수법을 찬성하시고 입법하라고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직격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