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1일 열린 20대 대선 두번째 텔레비전(TV) 토론회에서 대장동·백현동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을 정면으로 꺼내 들며 강하게 맞붙었다. 윤 후보는 “대장동에서 나온 8500억원이 도대체 어디로 흘러갔느냐”며 특혜 의혹을 거듭 제기했고, 이 후보는 윤 후보의 잇단 공세에 “검사가 왜 그러나”라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파고들었다.
대선을 26일 앞둔 이날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주관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2030 청년 정책’이란 첫 주제 토론 시간부터 서로를 둘러싼 각종 논란을 언급하며 난타전을 벌였다. 윤 후보는 청년 주택 정책에 대한 질의 중 “임대주택 100만호를 말씀하셨는데 대장동 개발에서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팔면서 6.7%만 임대주택을 짓고, 백현동에 1200세대 아파트를 허가해주면서 임대주택 비율을 10분의 1로 줄였다. 대선 공약과 너무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청년 주택 문제 해소 방안에 대해 언급한 뒤 관계없는 대장동과 백현동 의혹을 꺼내 든 것이다. 이 후보는 “(대장동 사안은) 후임 시장이 있을 때 벌어진 일인데 객관적 결과적으로 보더라도 거의 동일한 수준이 공급됐다. 임대가 아니고 공공주택으로 바뀐 것이다. 오해 없기 바란다”고 답했다.
윤 후보는 이어 백현동 식품연구원 부지의 개발 특혜 의혹과 두산그룹 병원부지 상업용지 용도 변경 의혹도 정조준하며 “(특혜가) 누구에게 갔는지 밝혀달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도 새만금 가서 원가로 토지 공급해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나”라며 “윤 후보가 하면 기업 유치고, 제가 하면 특혜냐”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자금 추적을 경찰이 다 했다. 사실이 아닌 것을 가지고. 검사가 왜 그러나. 사실관계를 이야기해야지”라고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이 후보는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꺼내며 반격을 시도했다. 이 후보는 “주가조작은 피해자가 많이 발생하고, ‘공정’과 전혀 상관이 없는데 이 점을 설명하라”고 질의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연루된 대장동 게이트에 비해 작은 사건임에도 훨씬 더 많은 (수사) 인원을 투입했고 아직 문제가 드러난 것이 없다. 경선 당시 계좌도 공개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박영수 전 특검 딸, 곽상도 전 의원 아들이 돈을 받았다. 윤 후보님 아버님 집을 (대장동 관계자에게) 팔았다. 저는 공익환수를 설계하고, 국민의힘은 배임을 설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윤 후보가 검찰총장이던 2020년 3월,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지 않은 문제를 두고도 두 후보 간 설전이 이어졌다. 이 후보는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보건복지부 의견을 받아 압수수색을 하라고 했다는데 하지 않았다”며 윤 후보와 신천지 사이 연결고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 후보는 “복지부에서 30만명이 되는 신천지 신도가 반발할 경우 관리가 안 되니 강제수사를 조금만 미뤄달라고 해서 중대본과 함께 수사관을 대거 투입했다. 압수수색보다 광범위한 범위로 신천지 서버를 들어내 중대본에 보내고 대검찰청에 디지털수사관들을 한달간 붙여서 포렌식 해서 넘겼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압수수색 지시를 언론에 공개했다. 그때 대검에 있는 간부들이 추 장관에게 ‘총장이 압수수색을 할 건데 장관께서 선수를 치십시오’라고 한 모양”이라며 “완전히 코미디 같은 쇼다. 다 웃었다”고 맞섰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김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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