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24일 서울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열린 유세에서 배달 노동자로부터 받은 붕어빵 모자를 쓰고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24일 대학 시절 위장취업해 노동 운동을 했던 구로디지털단지(옛 구로공단)를 찾았다. 그는 “봉제 노동자가 디지털 노동자로만 바뀌었지 장시간 저임금 노동, 오밤 중에도 ‘오징어 배’가 뜬다는 노동자들의 현실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며 ‘크런치 모드’(아이티업계의 장시간 격무)와 포괄임금제 금지를 약속했다.
심 후보는 이날 ‘2022년 전태일들을 응원합니다’라는 손팻말을 든 전태일 열사 입간판 옆에서 유세를 진행하며 “모든 노동자가 시간 주권을 갖고 노동하고 대가를 받을 수 있게 스스로 노력한 만큼 노동이 당당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주 120시간 노동’ 발언도 비판했다. 심 후보는 “디지털 벤처회사 사장과 게임업체 사장을 만나고 와서 윤 후보가 120시간을 말했다”며 “노동자들이 마음대로 늘렸다 줄였다 하는 기계냐”고 외치자 시민들은 박수를 보냈다.
유세차에 오른 한 배달 노동자는 “플랫폼 기업과 악질 배달 대행사로부터 배달 노동자를 지켜준 ‘라이더 보호법’을 심 후보가 대표 발의했다. 신호를 잘 지키고 과로하지 않아도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심 후보가 앞장서줬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어 “보수 정당 정치인들은 세금 폭탄을 맞는 부자들이 그렇게 불쌍하게 보이냐”며 “땀 흘려 열심히 일한 사람들을 보살피는 적임자는 심상정”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선거 때만 되면 시장을 찾아 서민 코스프레를 하는 후보들이 아니라 소소하지만 1천원에 (붕어빵) 3개를 받으면 그중에 이웃과 나눠 먹을 수 있는 정을 느껴보고 싶다. 전태일의 풀빵 정신 그리고 심상정의 붕어빵 정치가 필요하다”며 ‘붕어빵 모자’를 심 후보에게 선물했다.
심 후보는 이날 현장유세에 앞서 전국철도노조,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와 정책협약식에 잇따라 참석해 조직표를 끌어모았다. 한국노총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뒤 일부 산하 노조가 윤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진보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는 등 분산되고 있는 노동계 표심을 다잡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조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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