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오후 강원도 원주 중앙로 문화의거리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원주/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국민의힘이 2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 장남 동호씨가 다니는 사모펀드 회사의 모기업에 재개발 인허가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이 후보 측근들의 외유성 해외 출장 의혹도 잇달아 제기하며 총공세를 폈다. 민주당에서는 “억지 부리기 의혹 제기”라고 반박했다.
장예찬 국민의힘 선대본부 청년본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동호씨가 다니는 사모펀드 에이치와이케이(HYK)파트너스의 모회사인 ㈜경방의 폐공장 부지가 이 후보의 도지사 재임 때 유례없는 초고속 인허가 승인으로 1550억원에 매각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상 물류단지 개발을 위한 승인고시가 국토부의 실수요 검증 및 지자체 심사 과정을 거쳐 약 2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당시 이 지사의 특혜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의 장남인 동호씨는 지난해 4월 에이치와이케이에 취업했고, 이후 지난해 12월 상습 불법 도박 논란이 불거지자 휴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년본부 측은 이를 언급하며 이 후보가 에이치와이케이의 모기업인 ㈜경방에 특혜를 줬고, 그 대가로 동호씨가 에이치와이케이에 입사할 수 있다고 연결지은 것이다. 장 본부장은 특히 “동호씨가 입사할 당시 직원은 대표이사 포함 5명이었는데, 동호씨를 제외하고 모두 금융권 경력을 보유하고 있었다”며 “이 모든 과정에 이 후보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답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또 이날 이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일하던 2015년 2월, 이 후보 측근들이 성남에프시(FC) 태국 원정경기에 동행했다는 외유성 출장 의혹도 들고 나왔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성남시청 내부공문 ‘공무국외 여행 허가’를 보면, 이 후보 측근으로 불리는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비서관(별정직 6급)과 김진욱 전 성남시 비서관(임기제 7급), 배공만 전 성남시 갈등조정관(임기제 7급)은 2015년 2월23∼26일(정 비서관은 22∼26일) 태국으로 출장을 간다고 적혀있다. 대상자는 세 사람을 포함해 총 10명으로, 해당 문서엔 성남에프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예산으로 이들의 여비 1547만4900원을 지출한다고 돼 있다. 박 의원은 “성남시장이 회장인 성남시장애인체육회가 성남에프시 주식 65.2%를 보유하고 있어, 성남시에서는 실질적인 산하기관으로 분류한다”며, 이 후보 측근들이 산하기관의 자금으로 출장을 간 것이라고 연결지었다.
민주당은 터무니없는 의혹 제기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동호씨가 취업한) 해당 사모펀드가 선망의 기업이라거나 고액 연봉 등 엄청난 혜택을 받은 것도 아닌데 이 후보와의 연관성을 제기하는 건 억지”라며 “고려대를 졸업하고 충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정상적으로 취업한 것을 두고 의혹을 제기하는 건 대선에 활용하기 위한 억지 부리기”라고 말했다. 권지웅 민주당 청년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 말대로라면 처음 취업하는 청년이 회사에 취업을 하면 모두 특혜 채용인가”라고 되물으며 “민주당은 국민의힘 선대위 청년본부의 허위사실공표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도 “해당 개발사업은 국토교통부의 실수요 검증을 통과하고, 주민 공람・공고 및 관계기관 협의 등을 거쳐 ‘경기도 물류단지계획심의위원회’에서 심의·의결됐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승인 고시된 것”이라며 “해당 물류단지는 폐공장 부지여서 교통환경영향평가 등에서 진입로 등 교통문제 없었고, 소유자도 1명이라 행정절차가 빨리 진행됐을 뿐 인허가 과정은 매우 정상적으로 진행됐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또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측근 3인방이 성남에프시 태국 원정경기에 동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선대위 관계자는 “국민의힘의 조급함의 발로,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정상적인 공무 수행으로 문제 될 것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송채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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