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터에서 열린 ‘우리 모두를 위해, 성평등 사회로' 여성 유세에서 박지현 선대위 디지털성범죄근절특별위원장(앞줄 왼쪽 두 번째) 등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텔레그램 엔(n)번방 사건을 처음 세상에 알린 ‘추적단 불꽃’의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이 4일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방송 찬조 연설에 나섰다. 박 부위원장은 연설에서 “제가 살기 위해, 또 이 땅을 살아가는 수많은 피해자와 여성들을 지키기 위해” 이 후보를 선택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박 부위원장은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 1인 시위 여성이 윤 후보 지지자들에게 폭행당한 사건을 설명하며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지금까지 어떤 정치인도 표를 얻기 위해 여성을 공공의 적으로 만든 적은 없다. 그런데 어떤 후보는 대놓고 여성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들고 나온 윤 후보를 비판했다.
‘추적단 불꽃’으로 활동하는 기간에 각종 협박에 시달렸다는 박 부위원장은 이날 처음으로 마스크를 벗고 방송에 나섰다. 그는 “온라인 상에서 가해자들이 제 마스크 벗은 사진을 구하고 다니더라. 이유는, 딥페이크 합성을 하기 위해서”라며 “이 마스크를 벗기까지도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저는 이제 가해자들의 협박도 가해도, 그 어떤 것도 무섭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두려운 건 여성가족부를 폐지한다는 말로, 현재 여성가족부에서 피해지원을 받고 있는 수많은 피해자들을 두렵게 하고, 무고죄 처벌을 강화한다는 공약으로 가뜩이나 신고가 어려운 성폭행 피해 신고를 더 어렵게 한다는 그 말이,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는 것이 가장 두렵고, 끔찍하다”고 강조했다.
박 부위원장은 ‘추적단 불꽃’ 활동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를 만나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알린 뒤 반년 만에 전국 광역시도 최초로 경기도에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원스톱지원센터가 만들어진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이 후보를 “문제를 문제라고 인식하는 순간 빠른 결단력과 추진력으로 상황을 해결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 후보가 공약한 △변형카메라 유통이력 등록제 △불법촬영물 독립몰수제 △연대관계등록제 △자동육아휴직등록제 등을 소개하며 “저는 이재명 후보가 이 약속들을 반드시 지킬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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