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 거리가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사흘 앞두고 여야가 모두 서울 민심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서울은 전체 유권자(4419만명)의 20%에 이르는 833만명의 유권자가 포진한 명실상부한 ‘최대 승부처’다. 1997년 이후 역대 대선에서 2012년 대선을 제외하고는 서울에서 이긴 후보가 대선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에 <한겨레>는 지난 3일 서울 시내를 돌며 이번 대선의 핵심 의제인 야권 단일화와 부동산 민심, 자영업자, 2030세대 등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지지하는 후보는 없어요. 투표는 해야할텐데…”
3일 오후 서울 홍익대학교 인근에서 만난 대학생 김광민(21)씨는 말끝을 흐렸다.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어느 후보에게도 선뜻 마음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는 너무 공격적이고, 윤석열 후보는 정치에 너무 무지한 것 같다”며 “친구들도 투표는 해야겠다고 하는데, 다들 마음을 정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한겨레>가 서울 홍대·신촌·이대와 광화문에서 만난 2030세대 가운데 뚜렷하게 지지후보를 밝힌 경우는 많지 않았다. 이번 대선에서 2030세대가 ‘스윙보터’로 지목되며 여야가 이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청년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여전히 이들의 표심은 부유하는 모습이었다.
직장인 김아무개(35)씨는 “뉴스에서 보면 2030이 주요한 지지층이라고는 하는데, 내 주변을 보면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더 많다”며 “정치권이 생각하는 것처럼 정치적인 것에 큰 관심이 없기도 하고, 후보들에게 실망한 경우도 많다”고 했다.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어느 한 쪽도 마지막까지 2030 유권자들의 압도적 지지를 얻지 못한 모습이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8일부터 3일간 만 18살 이상 유권자 1002명에게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은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20대에서 이 후보는 21%, 윤 후보는 33%를 얻었다. 부동층은 14%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다만 윤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은 20대 남성들에게는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학생 김씨는 “그 공약으로 윤 후보를 지지하게 된 친구도 많다”고 전했다. 반면 대학생 ㄱ씨는 “남녀 편을 갈라놓으니, 여성 입장에선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대학생 이아무개(20)씨는 “이 후보는 과거 형수 욕설 논란 때문에… 인간적인 면에서 윤 후보가 낫다”고 말했다. 반면 직장인 최아무개(38)씨는 “윤 후보는 토론회를 보면 몰라도 너무 잘 모른다. 저래서 대통령이 되면 외국 정상 등과 만나면 무슨 얘기를 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대학생 ㄱ씨(19)는 “이재명 후보는 일처리를 잘 할 것 같고, 윤석열 후보는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여전히 고민중”이라며 “투표날까지 고민하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조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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