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오후 경기 시흥시 삼미시장 앞 유세 현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안방’인 경기도를 찾아 “돼먹지 못한 머슴은 갈아치워야 한다”고 말했다. ‘부패한 머슴론’으로 이 후보와 민주당 정부를 겨냥하며 선거 막판 정권교체 여론 결집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경기 하남 스타필드 광장 유세에서 이 후보를 겨냥해 “단군 이래 최대 치적으로 대장동을 다 설계했다고 떠들다가 문제가 되니까 밑에 사람이 했지 자기는 모른다고 했다”며 “이런 거짓말을 해서 정직한 위정자가, 머슴이 되겠냐”고 했다. 이어 “머리 좋고 꾀 많은 사람, 경험 많은 사람들이 약은 수를 쓰면 주인 뒤통수를 친다”며 “머슴이 머리가 좀 나쁘고 뭘 잘 몰라도 자나 깨나 주인 잘 모실 생각만 하면 잘 모실 수 있다”고 말했다.자신의 정치·행정 경험 부족을 인정하면서도 ‘꼼수’를 쓰지 않을 본인이 이 후보다는 더 낫다는 주장이다.
윤 후보는 이 후보의 정치개혁 구상이 득표 전략이라며 “머슴이 주인을 아주 우습게 안다. 조선 시대 같으면 곤장도 좀 쳤을 것”이라고 했고 “버르장머리 없는 나쁜 머슴을 놔두면 곳간이 빈다”고도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유세 내내 ‘머슴’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머슴은 부정부패하면 안 된다. 그건 나쁜 놈이다”, “정직한 머슴과 나쁜 머슴, 주인 뒤통수 치는 머슴을 구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유능함을 강조하고 있는 이 후보를 향해 “부정부패를 저지른 사람이 어떻게 경제에 유능하다는 것인지, 제가 한국에 있나, 아프리카에 있나”라고 했다. 윤 후보는 지난해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는 발언으로 비하 논란을 일으킨 점을 의식한 듯 “제가 뭐 나라 비하하는 거 아니지만 제가 잘 모르는 지역에 있는 건지 (이 후보가 유능하다는 주장이) 잘 이해가 안된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정책 고의 실패 음모론’도 여전했다. 윤 후보는 “민주당 정권이 28번 부동산 정책을 바꿨는데 사람이 아무리 머리가 나빠도 28번 실수할 수 있겠냐”며 “국민을 고통으로 몰아넣은 이유는 단 하나, 민주당의 정치 지형에 유리하게 주택 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경기 구리역 유세에서는 “이재명의 민주당 사람들은 학교 다닐 때 데모 좀 했다고 족보 팔이 해서 수십 년 정치권 언저리를 맴돌며 벼슬자리, 이권에 악착같이 집착한다. 돈 좋아한다”고 비방했다.
윤 후보는 전날 ‘윤석열 대검 중앙수사부 과장이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봐줬다’는 김만배씨의 녹취를 공개한 신학림 <뉴스타파> 전문위원(전 언론노조 위원장)을 겨냥해 ‘언론노조가 민주당의 전위대·첨병’이라고 비방한 데 이어 이날은 “친여 매체는 정권의 하수인 짓을 하러 온 거냐”며 언론에 대한 불만을 거듭 나타냈다. 윤 후보는 이어 “마음에 안 드는 언론이라고 해도 민주당 정권처럼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언론중재법은 안 하겠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경기 하남·화성 유세에 합류해 “국민이 통합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줄 주역은 윤석열”이라고 했고 윤 후보는 “국민의당과 신속히 합당하겠다”고 화답했다.
김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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