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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심상정, 서울 시내 대학가 돌며 “사표는 없다”…2030에 소신투표” 호소

등록 2022-03-08 14:27수정 2022-03-08 23:47

대선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
‘2030 프라이드’ 유세 총력전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8일 저녁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앞에서 열린 피날레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8일 저녁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앞에서 열린 피날레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년 심상정과 진보정치의 소신정치에 화답하는 소신투표 한표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것입니다. 저 심상정이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압도적 표로 양당정치를 뒤흔들 수 있을 때 비로소 통합의 정치가 실현되고 대한민국이 다원적 민주주의 시대로 나갈 수 있습니다.“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 서울 마포구 홍대 케이티앤지(KT&G) 상상마당 앞에서 마지막 유세를 하기 전 노란색 목소리에서 초록색 목도리로 고쳐 매고 검은색 코트를 입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이렇게 외쳤다. 이 옷차림은 지난 1월17일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숙고에 들어간 지 닷새 만에 대선에 복귀하며 “이번 대선에서 저와 정의당은 국민의 재신임을 구하겠다”고 밝힌 기자회견 때 입은 옷이다. 정의당 선거대책본부 핵심 관계자는 “초심으로 이번 대선을 마무리하고 싶어 그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심 후보는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 숲길공원에서 마지막 길거리 유세에서도 “비호감 선거라고 좌절하지 마라. 좌절과 절망은 불평등의 단 한 귀퉁이도 무너뜨릴 수가 없다”며 “국민은 국민을 보살피지 않은 정치를 교체할 권리가 있다. 더 나은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라. 자신감을 드높이는 정치 저 심상정이 보여주겠다”고 외쳤다.

심 후보는 이날 고려대와 한양대, 이화여대, 홍익대 등 서울 시내 대학가를 훑으며 ‘2030 프라이드’ 유세 총력전에 나섰다. 그는 공식 선거운동 종료 때까지 “심상정에게 주는 한표만이 가장 확실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펄펄 살아 움직이는 ‘생표’가 될 것”이라며 2030 세대에게 “소신투표”를 호소했다. 심 후보는 “세상에 사표는 없다”며 ‘사표론’을 “양당 이데올로기”라고 일갈했다. 한양대 후문 앞에서도 “심상정을 찍으려다가 그래도 덜 나쁜 대통령 후보를 찍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냐”며 “확신을 가져도 된다. 망설일 필요 없다. 기호 3번을 당당하게 찍으면 된다”고 외쳤다. 양강 후보의 초박빙 대결 구도 속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쪽이 ‘사표 방지 심리’를 자극하자 ‘차별성 있는 인물론’을 부각하며 방어에 나선 것이다.

그는 “저 심상정은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당당히 외치며 2030 여성의 표심을 집중 공략했다. 심 후보의 배우자 이승배씨가 마지막 유세 도중 “심상정은 다 좋은데 털어서 먼지 한톨 안 나는데 같이 사는 남편 이씨 어딨느냐”며 이씨를 찾던 심 후보에게 노란 장미꽃을 전달하자 심 후보는 “저와 남편 이씨는 확실한 페미니스트”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여성가족부 ‘폐지’ 등을 공약으로 내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겨냥해선 “가뜩이나 힘든 청년을 남녀로 갈라치기하고 혐오와 차별을 조장해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 아니냐”며 “이런 대통령을 만들어주겠냐. 큰일 난다”고 직격했다. 특히 윤 후보가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나는 내가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가 논란이 되자 “행정상 실수”라며 발언을 삭제한 것을 두고도 “윤 후보는 둘 중 하나만 해라. 아니면 확실하게 이번 참에 페미니스트로 노선을 변경하라”고 공세를 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해서도 “2030 여성들의 지지를 받기 전에 차별금지법부터 공약에 집어넣어라”라며 “차별금지법도 나중에, 비동의 강간죄도 나중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도 나중에, 국민의 삶도 나중에 아니냐”고 직격했다.

그는 또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통합’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서도 “양심에 찔리니까 얘기한다”며 양당정치를 “10%를 위한 정치”라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선거에 불리하다고 작은 정당들을 무릎 밑으로 꿇려 단일화 압박하는 것이 통합정치냐”며 “이번 대선을 양당 독점 정치의 마지막 장으로 만들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홍대 걷고 싶은 거리에서도 “통합정부를 할 테니까 양당에 (표를) 몰아달라고 두 후보가 그러는데 두당에 몰아주면 양당 독점 정치가 지속되지 어떻게 다당제가 되냐”며 “그것이 진심이면 소신투표해라, 제3지대에 있는 심상정에게 표를 몰아주라고 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지적했다.

“정권교체”를 명분으로 윤 후보와 단일화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언급할 때는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소신정치, 책임정치를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누구보다 잘 안다”며 “안타깝고 유감스럽지만 비난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안 대표를 지지했던 2030을 겨냥해 “양당 독점 정치를 끝내기 위해, 다당제 책임 연정으로 가기 위해, 제3지대 힘을 키우기 위해 안 후보를 지지했다고 생각한다”며 “망설임 없이 제3지대와 양당 사이에 한사람 남은 심상정에게 기꺼이 한표를 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끌어안았다.

심 후보는 마지막 유세에서 “지난 총선에서 30년만에 이뤄낸 선거제도 개혁이 좌절된 뒤 정의당이 많이 침체했다. 부족함도 많이 보였다”면서도 “국민 여러분이 정의당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격려해주고 힘을 보태주면 대한민국에 소신을 가진 유능한 정치인들이 다 정의당으로 몰려올 것이다. 양당정치를 끝내고 다당제 연합정치를 만들 수 있는 제3지대의 대안으로서 자격을 가진 정당은 감히 정의당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심 후보는 마지막 유세를 시작하기 전 동해안 산불 현장 지원 업무 중 순직한 고은호 소방관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고 명복을 비는 묵념을 하기도 했다. 밤 10시30분께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마지막 길거리 유세까지 마친 심 후보는 시민이 전달한 노란 장미꽃을 건네받고 고 소방관을 조문하러 가기 위해 차를 타고 이동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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