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새벽 사실상 패배가 확정되자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들어서며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0일 대선 패배 원인으로 부동산 민심과 대장동 문제 대응 실패를 꼽았다. 이날 새벽 당사를 찾은 이재명 후보는 “제가 부족한 탓이다. 죄송하다”며 미안한 감정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대선 패배 원인을 묻는 말에 “무엇보다 부동산 민심을 결국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그게 서울에서 33만표 정도 지는 결과로 나타났고 전체 25만표 진 것에 서울이 큰 숫자를 차지한다. 서울에서 지고 대선을 이기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역대 최악의 네거티브 선거였다”며 “대장동 프레임이 덧씌워졌는데 거기에 효과적으로 대응을 못 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그래서 오히려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저희들 쪽”이라며 “대통령 선거가 끝나더라도 무책임하게 네거티브나 잘못된 선전 선동, 홍보를 통해 덧씌워진 여러 가지 것들에 대해서는 반드시 진실을 국민들께 밝혀드려야 한다. 필요하다면 특검도 하고 국정조사도 할 것은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새벽 당사를 찾은 이재명 대선 후보가 선거대책위원들에게 ‘제가 부족한 탓이다. 죄송하다’고 했다고 전하며 “울컥했고, 한편으로 너무 미안하더라”라며 “물론 후보도 부족한 점이 없진 않지만 따지고 보면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 국민들이 회초리를 크게 더 드신 것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들이 더 뼈를 깎는 자성·혁신 하겠다. 그렇게 약속드린다”라며 “민생을 살피고 국민통합의 정치를 이끌어 가는 정당으로 거듭나도록 분골쇄신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대선 패배와 별개로 정치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히려 저희들이 더 (정치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려고 한다”며 “지금처럼 25만표밖에 차이가 안 나는 역대 최고로 양쪽 진영이 결집한 상황이야말로 국민통합정치가 필요하다는 걸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상황이라고 본다. 지금이야말로 생산적인 정치를 할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대통령과 이른바 ‘허니문’ 기간 없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거대의석을 가지고 공세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서는 “협력할 건 협력하고 견제할 건 견제하게 될 것”이라며 “꼭 필요한 견제는 당연히 할 것이지만 선거결과를 존중하고 겸허하게 자성과 반성하는 시간을 먼저 갖는 게 도리”라고 했다.
또 윤석열 당선자에 대해 “오늘 아침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말씀하는 걸 들었다. 정말로 그렇게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그렇다면 민주당도 전폭적으로 함께 할 것이고, 안철수 후보도 약속했던 다당제 개혁을 포함한 국민통합정치, 국민통합정부를 현실화해서 국민께 희망을 드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2시 선대위 해단식에 이어 오후 4시에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의 거취 문제 등을 포함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