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선 인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10일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어떠한 세력과 이념도 멀리하고 국민의 상식에 기반해 국정을 운영하겠다”며 “부정부패는 국민 편에서 엄단하고 법치의 원칙을 확고하게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과 번영의 시대”를 국정 운영의 목표로 제시했다.
윤 당선자는 이날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당선 인사 기자회견을 열어 “정치적 유불리가 아닌 국민의 이익과 국익이 국정의 기준이 되면 우리 앞에 진보와 보수의 대한민국도, 영호남도 따로 없을 것”이라며 “저 윤석열, 오직 국민만 보고 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민 통합과 지역감정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향은 모든 지역이 공정하고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우리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뒤돌아볼 이유도 없고, 오로지 국민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역대 대선 가운데 가장 근소한 격차(0.73%포인트)로 당선된 점을 고려한 언급으로 보인다.
여소야대 정국을 의식해 더불어민주당 등과의 협치도 강조했다. 그는 “국민을 위한 정치, 민생을 살리고, 국익을 우선하는 정치는 대통령과 여당의 노력만으로 불가능하다”며 “의회와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출신인 윤 당선자는 특히 부정부패 척결과 법치를 내세우는 모습이었다. 그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부정부패는 네편 내편 가릴 것 없이 국민의 편에서 엄단하고, 우리 국민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적용되는 법치의 원칙을 확고하게 지켜나가겠다”며 “시대를 관통하는 공정과 상식의 자유민주주의 정신과 법치라는 헌법정신을 되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장동 특검 도입’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모든 문제는 시스템에 의해서 하는 게 맞지 않겠나”라며 즉답을 피했다.
또 협치를 강조하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한 듯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철 지난 이념을 멀리하고, 국민의 상식에 기반하여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언급했다. 윤 당선자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더불어민주당을 ‘운동권 족보팔이’ ‘좌파 운동권 정권’ 등으로 규정하며 비난한 바 있다. 그는 “따뜻한 복지도 성장 없이는 지속될 수 없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성장과 복지가 공정하게 선순환해야 가능하다”며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북한에도 원칙을 강조하며 강경한 태도를 밝혔다. 대선 기간 중 ‘선제타격론’을 언급했던 그는 “북한의 불법적이고 불합리한 행동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하되 남북 대화의 문은 언제든 열어둘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참모 뒤에 숨지 않고, 잘못은 솔직하게 고백하겠다”며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방식을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윤 당선자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비서실장에 내정했다. 인수위원장으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윤 당선자가 안 대표와 만나 인수위 관련 내용을 협의한 뒤 위원장과 방향 등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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