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6·1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면서 여야 모두 불꽃 튀는 예선을 예고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전임 지사였던 이재명 상임고문의 후광을 얻고자 하는 ‘깐부 경쟁’이 치열한 반면,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여부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의 실용진보와 과감한 도전을 계승·발전시키겠다”며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조 의원은 이 상임고문을 경선 때부터 도왔던 이력을 소개하며 자신을 ‘친이재명계 좌장’, ‘이재명을 지켜온 찐 동지’라고 홍보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이재명 지키기가 걸린 경기도지사 사수를 꼭 이뤄내겠다”며 “이재명의 가치와 철학, 성과와 업적을 계승해 경기도를 ‘정치 1번지’, ‘경제 1번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주중 출마 선언 예정인 안민석 의원도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의 오랜 친구인 안민석이가 이재명의 업적을 계승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고 호소하며 ‘깐부 대열’에 동참했다. 친문재인계로 분류됐던 염태영 전 수원시장도 지난 21일 출마 선언에서 “이재명의 길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이 상임고문이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당 안팎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이심 얻기’ 경쟁도 덩달아 치열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선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면서 당 안팎에서 ‘차출론’이 일고 있는 김동연 새로운물결(새물결) 대표에 대한 견제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김 대표가 경기지사 출마 여부를 놓고 고심을 이어가는 상황이 지속되자 경쟁자들은 “정치인의 결정장애는 해악”(안민석), “너무 뜸을 들인다”(염태영)며 잔뜩 경계하고 나섰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새물결에 합당을 제안했고 김 대표는 29일 기자회견에서 민주당과 합당을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내에서는 열세 지역으로 평가되는 경기도를 탈환하기 위해서 유 전 의원과 같은 대선후보급 정치인을 차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번주 중에 ‘정치를 그만둘 것이냐’ 혹은 ‘경기지사에 출마할 것이냐’ 중 하나를 선택해 발표할 것이다. 현재는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그가 경기지사에 도전할 경우 ‘절대 강자’가 없는 국민의힘 경선 구도도 출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부의장 출신인 5선의 심재철 전 의원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특별고문인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 함진규 전 의원이 경기지사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경기 성남 분당갑이 지역구인 김은혜 당선자 대변인과 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으로 발탁된 원희룡 전 제주지사, 나경원 전 의원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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