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31일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열린 ‘청년무역 국가대표와의 만남’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31일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나 새 정부 우선 과제로 ‘물가 잡기’를 강조했다.
윤 당선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김선교‧유경준‧윤두현‧윤주경‧윤창현‧조수진‧하영제 의원과 오후 12시30분부터 1시간30분 동안 점심을 함께했다. 윤 당선자는 “코로나19로 격차가 큰데 물가도 오르고 있다. 정권 초에 물가가 너무 많이 올라가면 민심이반 시작”이라며 걱정했다고 한다. 윤 당선자는 물가와 금리 인상, 가계부채가 모두 연동돼 있다며 “금리를 잡으려면 지출을 줄여야 하는데 돈 쓸 일이 많다. 금리를 인상하면 가계부채에 부담이 가니까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윤 당선자의 “전두환 정부가 물가는 잘 잡았다”며 김재익 경제수석도 거론했다고 한다. “김재익 수석이 주변의 반대에도 대규모 토목사업을 하지 않아 시중에 돈을 풀지 않으면서 물가가 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날 참석한 한 의원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휘발윳값을 잡지 못하면서 미국 민주당이 여론 부담으로 고생한다는 얘기도 오갔다”고 전했다. 그러자 윤 당선자는 의원들에게 “(부채와 물가의)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지방선거도 치러야 하지 않나”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윤 당선자는 이어 지방선거도 잘 치러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선거를 잘해야 한다. 민주당은 선거운동을 잘한다. 우리 당은 관료 출신들이 많아서 홍보와 선거전에 익숙하지 않다”며 적극적인 선거운동을 주문했다고 한다. 윤 당선자는 “대선 때 지역에 가서 맞춤 공약했을 때 지역주민들이 많이 환호했다”는 경험도 떠올렸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외교·안보 현안 관련해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발언이 많았다. 윤 당선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도와달라고 하는데 러시아와의 관계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도 낮은 거 아니냐. 현금으로 도와주면 어떠냐”는 구상을 내비쳤다고 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협상을 두고서는 “우크라이나는 빼앗긴 영토를 러시아에 귀속시키고 협상할 수 없을 텐데 잘 진행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한 참석 의원은 “(윤 당선자가) 이런저런 얘기를 재미 삼아 부담 없이 많이 했다”고 전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김해정 기자 se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