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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올드보이’ 한덕수, 청문회 돌파 카드…‘공정·상식’ 연결고리는 의문

등록 2022-04-03 21:27수정 2022-04-04 02:32

윤석열 “경제·외교 경험 풍부”
참여정부 때 한 전 총리 선택
인사청문회 무사 통과에 방점
‘공정과 상식’ 연결고리는 부족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에 지명된 한덕수 전 총리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에 지명된 한덕수 전 총리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3일 한덕수(73) 전 국무총리를 새 정부 첫 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다. 윤 당선자가 노무현 정부에서 이미 총리를 지낸 한 전 총리를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여소야대 국면에서 ‘윤석열호’ 순항의 첫 단계인 국회 총리 인사청문회와 국회 인준 표결을 무사히 통과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의 반감이 상대적으로 적은 인물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한 후보자는 윤 당선자가 그동안 주장해온 ‘공정과 상식’을 상징하는 인물로 보기엔 연결고리가 부족하고, 1949년생으로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는 점 때문에 참신함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당선자는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 전 총리를 총리 후보자로 지명하며 “정파와 무관하게 오로지 실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정의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하신 분”이라며 “민관을 아우르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각을 총괄하고 조정하면서 국정과제를 수행해나갈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행정고시 8회로 관세청에서 공직을 시작한 이래,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에 이르는 색깔이 다른 4개 정부에서 통상산업부 차관과 청와대 경제수석, 경제부총리 및 국무총리, 주미국대사로 중용되는 등 ‘경제’와 ‘외교’ 분야를 아우른 인물로 평가받는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윤 당선자는 “새 정부는 대내외 엄중한 환경 속에서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기틀을 닦아야 하고 경제와 안보가 하나가 된 경제안보시대를 철저히 대비해나가야 한다”며 한 후보자의 풍부한 경험이 자신의 취약점인 경제·외교 쪽을 보완해줄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 후보자는 “대한민국을 둘러싼 대내외적 경제와 지정학적 여건이 매우 엄중한 때에 국무총리 지명이라는 큰 짐을 지게 돼서 영광스러우면서도 매우 무겁고 또 큰 책임을 느낀다”며 “모든 노력을 기울여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행정부, 입법부, 국민들과 협조해 가면서 좋은 결과를 내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자 쪽에서는 한 후보자가 노무현 정부에서 총리 후보자로 인준 청문회를 통과한 경험이 있다는 점을 들어, 여소야대 상황 속에서도 국회 인준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한 후보자가 경제 관료 출신이라 정치색이 옅은데다, 고향이 전북 전주라는 점도 이런 기대를 부추기고 있다.

다만 한 후보자가 올해 73살로 고령인데다, 윤석열 시대의 초대 총리로서 상징성이 약하다는 것은 취약점이다. 민주당은 “국민통합은 몇몇 사람들의 기용만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한덕수 총리 후보자의 국정 운영 철학과 능력, 자질을 국민의 눈높이에서 검증하겠다”며 철저한 인사청문을 다짐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대한민국 국무총리에게는 과거의 전문성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통찰력과 과감한 분권형 대통령제와 책임총리제를 위한 단단한 소신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가 총리직을 수행했던 시기가 벌써 15년이나 지난 만큼, 대내외적으로 급변한 환경에 맞는 총리 인선은 아니라고 지적한 것이다.

총리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인사청문 특별위원회가 구성된 뒤 20일 이내에 실시한다. 다른 국무위원 후보자와 달리 총리 후보자 인준은 국회 본회의 표결을 거쳐야 한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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