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10일 오후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초대 내각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수어통역사 제외) 원희룡 국토교통부, 김현숙 여성가족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윤 당선인, 이종섭 국방부, 이창양 산업통상부, 정호영 보건복지부, 이종호 과학기술정통부 후보자.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10일 새 정부 첫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등 8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 하지만 50~60대 남성이 주류를 이루면서 ‘다양성’이 실종됐다는 지적과 함께, ‘인연’이 있는 인사를 중용하는 인사 성향이 반영돼 참신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당선자는 이날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차 인선안’을 발표했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는 추경호 의원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는 이종섭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는 이창양 카이스트 교수를 지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는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는 박보균 전 <중앙일보> 편집인, 폐지를 공약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는 김현숙 당선자 정책특보, 보건복지부 장관에는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을 지명했다.
윤 당선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후보자에 대해 “공직에서의 전문성, 의정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한 토대를 닦고 의회와 소통도 원만히 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선대위의 정책본부장으로서 주요 정책과 공약을 설계해왔고 특히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이해가 높은 분”이라고 말했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 후보자에 관해서는 “공약을 충실하게 이행하면서 인구대책과 가족정책을 중점적으로 다뤄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자는 “국가와 전체 국민을 위해서 해당 분야를 가장 잘 맡아서 이끌어주실 분이신가에 기준을 두고 선정을 해서 검증했다”며 “나머지 분도 검증이 완료되는 대로 조속한 시일 내에 국민에게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첫 인선의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발표한 후보자 대부분이 50~60대 남성이다. 부처 10곳의 후보자 인선이 남았지만, 여성은 김현숙 여가부 장관 후보자 한명에 그쳤다. 또 8명 가운데 추경호·원희룡·이창양·이종섭 후보자는 인수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김현숙·박보균 후보자는 당선자 특보를 맡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윤 당선자의 대선 캠프 시절부터 윤 당선자와 함께 일해왔던 인사들이다. 과감한 발탁 인사를 통한 ‘새로움’은 찾아보기 어렵다. 다양성 부족 등의 지적에 대해 윤 당선자는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할당이나 안배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대한민국 인재가 어느 한쪽에 쏠려 있지 않기 때문에 지역, 세대, 남녀 등의 균형이 잡힐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명확한 기준도, 원칙도, 철학도 없는 깜깜이 인사에 제 식구 나눠먹기식 논공행상 인사로 국민 눈살만 찌푸리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인수위는 이날 발표된 8명의 장관(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추천서를 공개했다. 역대 인수위 과정에서 국무총리 후보자가 장관 후보자를 추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이날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총리의 제청권을 좀 더 대통령께서 좀 인정을 하시겠다. 그것을 인수위 단계부터 하시겠다는 것이 처음으로 구현됐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책임총리제를 강조해온 윤 당선자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김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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