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호중·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이 송영길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 등 ‘익숙한 얼굴’ 중심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얼굴’을 찾아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서울은 새로운 후보를 더 찾아야 한다”며 “청년과 여성을 대표할 후보를 찾아 한명 이상 본 경선에 참여시켜 경선 열기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 공동비대위원장은 “이기는 곳에만 나가고 질 것 같은 곳은 포기하는 현재의 흐름을 바꿔야 한다”며 “비대위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경쟁력 있는 의원들을 설득하는 활동을 해야 한다”고 했다. 송 전 대표와 박 의원 등 6명이 서울시장 후보 공모에 신청한 가운데 당 지도부가 ‘후보를 다시 찾으라’고 공개적으로 주문한 것이다. 대선 패배 책임이 있는 송 전 대표나 임대차 3법을 주도하고도 ‘전세금 과다인상’으로 물의를 빚은 박 의원으로는 열세인 서울시장 선거 판세를 뒤집기에 역부족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 지역 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국회에서 모여 서울시장 후보군을 넓혀야 한다며 공개 압박에 나섰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하기 위해서는 더 풍부한 후보군이 필요하다.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참신하고 파격적인 새 얼굴을 발굴하는 등 당의 모든 자산과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변화와 쇄신, 정치개혁이라는 국민적 열망에 부합하는 가장 경쟁력 있는 서울시장 후보가 선출될 수 있도록 비대위와 공천관리위원회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해 달라”고 했다.
당 지도부 안에서는 제3의 인물을 전략 공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필승 카드가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이 되면 지도부의 다른 결정도 있을 수 있다”며 ‘전략공천’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공관위가 서울시장 공모 신청자들에 구체적인 면접 일정을 공지하지 않는 것을 두고도 전략공천을 염두에 둔 조치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당 안팎에선 김한길 전 의원의 동생인 김누리 중앙대 교수, 김현종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교수,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이 제3의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20대 대선 경선에 참여한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추미애 전 법무장관, 박용진 의원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당내 인사들도 유효한 카드로 꼽힌다.
다만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후보 등록일을 고려했을 때 출사표 던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현실론도 제기된다.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잡음’만 부각되면 되레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상호 의원은 이날 <교통방송>(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깜짝 놀랄 만한 어떤 분이 오케이해서 전략공천을 하는 경우를 빼면, 더 상처받기 전에 지금 있는 분들로 경선을 시작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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