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을 해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와 논문을 함께 쓴 공저자(교수) 4명이 2017~2018학년도 경북대 의대 편입 전형에 심사위원으로 선정돼 정 후보자의 딸·아들의 평가에 6차례 참여했고, 이 가운데 5차례는 ‘최고점’을 준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최고점이란 서류전형과 면접 및 구술고사에 참여한 심사위원 중 해당 응시자(딸·아들)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준 경우(최고점자 중복 가능)를 말
한다.
정 후보자는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경북대 의대 편입 전형에서 “특정 개인을 대상으로 특혜를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지만, 정 후보자의 공저자들이 두 자녀에게 유독 높은 점수를 준 사실이 드러나 특혜 의혹이 커지고 있다. 공저자는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급 논문을 함께 쓴 것을 기준으로 분석했다.
<한겨레>는 2017~2018학년도 정 후보자의 딸과 아들의 서류전형(1단계), 면접 및 구술고사(2단계)에 참여한 심사위원 명단을 모두 입수했다. 서류전형과 면접 및 구술고사는 심사위원이 주관적으로 점수를 매길 수 있는 과목이다. 2017학년도 전형에는 심사위원 14명이 정 후보자의 딸을 평가했는데 이 중 3명이 정 후보자와 논문을 함께 쓴 공저자였다. 2018학년도에는 아들을 평가한 심사위원 16명 중 2명(1명 딸 전형과 중복)이 공저자였다.
<한겨레> 취재 결과와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실이 경북대에서 제출받은 정 후보자 자녀의 의대 편입 전형 심사 기록을 종합하면, 정 후보자의 공저자 3명이 딸의 서류전형 1차례와 구술고사 2차례에 참여해 최고점을 줬다. 서류전형에서 28점(30점 만점)을, 구술전형에서 각각 20점 만점을 부여했다. 11명이 조를 이룬 구술전형에서 두 교수에게 모두 만점을 받은 것은 딸이 유일했다. 다만 면접고사에서는 공저자가 상대적으로 낮은 27점(30점 만점)을 줬다.
2018학년도 지역인재 특별전형(경북지역 고교·대학 졸업자) 서류전형에서는 공저자가 정 후보자의 아들에게 29점(30점 만점)을 부여했다. 당시 서류전형 심사위원 6명 중 가장 높은 점수였다. 그는 구술전형에서 정 후보자의 딸에게 20점 만점을 준 공저자이기도 하다. 구술전형에서는 다른 공저자가 아들에게 19점(20점 만점)을 줬다. 그 교수가 구술고사에서 준 최고점(동점자 총 4명)이며, 아들이 구술전형(심사위원 9명)에서 받은 최고점이었다.
2017~2018년 경북대 의대 편입 전형은 3배수를 뽑는 1단계에 학사성적 200점, 공인영어 100점, 서류전형 200점 등 총 500점이 배정됐다. 최종 선발을 하는 2단계는 총 300점 중 면접 고사 100점, 구술평가 200점으로 구성됐다. 이중 학사성적과 공인영어는 자동으로 점수가 전환되지만, 나머지 평가는 심사위원이 직접 채점한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정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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