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18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5층 집무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90분간 정상회담을 한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취임 11일 만에 이뤄지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동맹을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그간 이어진 군사동맹,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한 경제동맹에 이어 이번에는 한-미 기술동맹이 추가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8일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인수위(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기부터 미국측과 실시간 협의했기 때문에 한두가지 사안을 빼고 공동선언문이라든지 양쪽이 이행할 내용이 완성단계”라며 구체적인 일정을 설명했다.
대통령실이 이날 공개한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일정을 보면, 오는 20일 오후 늦게 2박3일의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이틀째인 21일 서울 동작동 현충원을 거쳐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 및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오후 1시30분 시작되는 정상회담은 소인수 회담, 환담, 확대정상회담 순으로 90분간 진행되며, 이후 오후 4시께 공동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 김 차장은 “단독회담에서 제일 먼저 짚고 넘어갈 것은 한-미 간 확실하고도 실효적인 확장 억제력을 어떻게 강화할 건지 액션플랜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21일 저녁 7시부터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윤 대통령이 주최하는 공식 만찬 행사가 열린다. 우리 측에서는 대통령실 관계자와 행정부 관계자, 정계인사, 경제계 인사, 문화·스포츠계 인사 등 총 50명 규모의 대표단이 만찬에 참석한다. 경제계 인사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구광모 엘지(LG)그룹 회장·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 등 국내 4대 그룹 총수와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6대 경제단체장들도 참석할 예정 이다.
두 정상은 2박3일의 빡빡한 일정 가운데, 정상회담을 제외하고도 경제안보와 안보를 키워드로 하루씩 일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20일에는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함께 삼성 반도체공장을 방문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행사가 개최될 경우 우리 대통령도 함께 하시고, 함께 연설하시고, 함께 근로자들과 환담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안보 관련 일정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방한 기간 동안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이번엔 방문하지 않기로 했다. 김 차장은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 시절 이미 (비무장지대를) 방문한 적이 있다”며 “다른 장소에서 다른 개념을 갖고 안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일본으로 출국한 뒤 오는 2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 선언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도 이 행사에 화상으로 참석한다고 김 차장은 전했다.
김 차장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공식방문 형식으로, 역대 대통령 중 취임 후 최단기간인 11일 만에 이뤄지는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도 인도 태평양 첫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했다는 데 상징성이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김 차장은 이번 회담에서 대북 코로나 의약품 지원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에 대해선 “북한이 우리의 보건협력에 응하겠다는 대답이 없고, 미국도 북한에 뜻을 타진했지만 응답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미가 북한의 의료·보건 문제를 논의는 할 수 있지만, 북한의 반응 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논의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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