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텃밭을 조성한 ‘유세 자전거’를 타고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는 박고형준 녹색당 후보. 녹색당 제공
“유권자들이 네 글자인 제 이름을 신기해하세요.”
광주 남구의회 가선거구에 출마한 박고형준(37) 후보는 24일 “당 인지도가 약한데 이색적인 이름 덕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0여년 전부터 성평등 문제를 인식하고 어머니 성을 함께 써왔다. 지난해엔 법원에서 네 자 이름으로 개명 허가를 받았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난 뒤 환경 의제에 집중하는 녹색당을 만난 그는 광주·전남의 유일한 녹색당 후보다. 그는 “구정을 제대로 감시하고 생활정치를 실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고 후보는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상임활동가로 10년 남짓 시민운동을 해왔다. 대학 입시가 끝나면 각 고교 정문에 붙었던 ‘서울대 ○명 합격’이라는 펼침막을 없애기 위해 교육청에 진정서를 내고 각 학교에 협조 공문을 보내 변화를 끌어냈다. ‘대학 도서관 개방 운동’과 ‘차별 없는 이력서 만들기 운동’도 전국적인 사회 의제가 됐다. 그는 정보공개 청구, 진정, 시위, 소송 등을 통해 잘못된 관행에 거침없이 돌직구를 던져왔다.
광주 남구의회의원선거 가선거구에 출마한 박고형준 녹색당 후보는 친환경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지난 3월31일 남구청 앞에서 열린 출마 기자회견. 녹색당 제공
박고 후보는 출마 기자회견 펼침막도 재활용 천에 실로 한땀 한땀 글을 떠 만들었다. 매연 뿜는 유세차 대신 작은 텃밭을 실은 자전거를 끌고 다니며 유권자들을 만난다. 그는 주월1·2동, 월산동, 월산4·5동, 봉선1동 선거구 시각장애인 유권자 100명에게 광주점자도서관에 의뢰해 만든 ‘점자 공보 및 디지털 음성 전환 유에스비(USB)’ 1개씩을 선관위를 통해 전달했다. 박고 후보는 “구의원이 되면 어린이들이 놀 터전을 늘리는 데 힘을 쓰고 싶고, 도심 열섬현상 등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공약을 꼭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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