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상임선대위원장, 권성동·김기현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8회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방송을 시청하며 환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6·1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17곳의 광역단체장 선거 중 최소 10곳에서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는 공세적인 국정운영을 펼칠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2일 새벽 2시30분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결과, 국민의힘은 서울을 포함해 부산·대구·인천·울산·강원·충남·충북·경북·경남 등 10곳에서 안정적인 우위를 달렸다. 반면 민주당은 광주와 전남·전북, 제주 등 4곳에서만 우세를 보였다. 4년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이 대구시장과 경북지사 2곳만 이겼던 결과와 견주면 확연한 민심의 변화가 나타난 셈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58.05%)가 송영길 민주당 후보(40.32%)를 크게 앞섰다. 인천시장 선거에서는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가 51.7%로 박남춘 민주당 후보(44.8%)를 앞서고 있다. 중원권인 충남과 충북에서도 각각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54.63%)와 김영환 국민의힘 후보(58.92%)가 과반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선될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경기에서는 김동연 민주당 후보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접전을 벌였다. 김은혜 49.43%, 김동연 후보는 48.51%의 득표율을 보였다.
세종에서는 최민호 국민의힘 후보가 52.19%로 이춘희 민주당 후보(47.8%)를 앞섰다. 대전에서도 허태정 민주당 후보와 이장우 국민의힘 후보가 2%포인트 수준의 초접전을 벌였다.
민주당은 광주·전남·전북·제주 4곳에서만 안정적으로 우위를 달렸다. 광주에서는 강기정 후보가 74.84% 득표율로 당선이 유력하고, 전남지사 선거에서는 김영록 후보가 76.26%의 득표율로 이정현 국민의힘 후보(18.15%)를 크게 앞섰다. 전북도지사 선거에서는 김관영 후보가 82.23%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보였다. 제주도에서는 오영훈 후보가 54.81%의 득표율로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나왔다.
국민의힘이 ‘광역단체장 9석 이상 승리’라는 목표 달성이 유력해지면서 윤석열 정부는 국정운영에 탄력을 받게 됐다. 윤 대통령으로서는 지난 대선에서 0.73%포인트, 24만7077표 차의 불안했던 ‘반쪽’ 승리를 상쇄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향후 내치와 외치를 포함한 국정 전반에서 강경·보수 정책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밤 “대통령 선거 승리에 이어 지방행정의 상당한 부분을 담당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반면 대패할 가능성이 높은 민주당은 거센 후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선 패배 뒤 미봉에 그쳤던 ‘586 퇴진론’, 성폭력 처리 문제, 지도부 내 갈등 등이 한꺼번에 터져 나올 가능성이 크다.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으나 승리로 이끌지 못한 이재명 후보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질 태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선거의 최종 잠정투표율은 50.9%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02년 지방선거 이후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4년 전인 2018년 지방선거(60.2%)와 견주면 9.3%포인트나 낮고, 두달여 전 77.1%를 기록한 대선에 비하면 무려 26.2%포인트나 떨어진 수치다.
이날 함께 치러진 전국 교육감 선거에서는 서울(조희연 39.54%), 광주(이정선 34.99%), 전북(서거석 43.59%) 등 진보 성향 후보들이 7곳에서 우세했고, 보수 성향 후보들은 경기(임태희 55.32%), 대구(강은희 61.87%), 경북(임종식 49.91%) 등 7곳에서 앞섰다.
김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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