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 기업성장센터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발표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정부가 16일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지만, 이명박 정부와 비슷한 ‘엠비정부 시즌2’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대통령실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안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용어가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보면, ‘법인세 최고세율 22%(기존 25%)로 인하’ 등 감세 정책을 핵심으로 한다. 또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는 풀어주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비공개 토론회에서 “정부는 기업”이라며 “저녁 시간이 특별한 행사가 없으면 많이 비어있으니 기업인들 연락을 많이 달라”고 했다. 재벌 총수들에게 “언제든지 나에게 직접 전화로 연락해도 좋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발언과 비슷하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위한 규제 혁신’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단골 구호였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가계소득을 높여 경제성장을 이끌겠다는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웠다. 박근혜 정부는 감세와 규제혁신을 기본으로 ‘창조경제’를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의 핵심은 ‘민간 주도 성장’이라고 설명하지만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용어는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인수위에서도 과거 소득주도성장, 창조경제처럼 네이밍을 하는 게 좋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윤석열 정부 경제정책의 성격을 규정하자면 민간 주도 경제”라고 말했다. 지난달 발표된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의 두번째 국정목표는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였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소득주도성장을 하든지 뭐라고 이름을 붙이든 그게 실패하면 의미 없는 거 아니냐”며 “꼭 네이밍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도 있다”고 전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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