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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준석 “당원 가입하기 좋은 날”…‘권성동 직대’에 여론전

등록 2022-07-11 18:49수정 2022-07-12 02:42

‘이준석 중징계’ 뒤 의총서 추인
당원권 정지는 ‘궐위’ 아닌 ‘사고’
당헌상 궐위 이외 전당대회 불가
일부 “전대 위한 전당원 투표를”

“당원 가입하기 좋은 월요일”
이 대표, 침묵 깨고 여론전 의지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은 11일 의원총회를 열어 이준석 대표 징계 이후 ‘권성동 원내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당을 운영하기로 결의했다. 이 대표가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받은 상황은 당대표 ‘궐위’가 아닌 ‘사고’라는 유권해석을 수용한 데 따른 것이다. 지도체제를 둘러싼 당내 갈등은 일단 봉합했지만, 당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조기 전당대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여전해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는 모양새다.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총 뒤 브리핑에서 “국민의힘 의원 전원은 약속과 책임을 위해 다음과 같이 엄숙히 결의한다”며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당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 국민의힘의 위기 극복을 위해 당력을 하나로 모으겠다”고 밝혔다. 이날 의총에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와 초선·재선·중진 모임에서도 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직무대행 체제’로 당을 운영하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앞서 이 대표에 대한 윤리위의 징계 결정 이후 당 안에서는 향후 당을 운영할 지도체제를 두고, 정치적 이해에 따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와 임시 전당대회, 조기 전당대회 개최 등 다양한 시나리오들이 거론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논란 속에서도 일단 ‘권 원내대표 직무대행 체제’를 선택한 것은 당대표의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궐위’가 아닌 ‘사고’로 봐야한다는 당 사무처의 당헌·당규 유권해석 결과를 수용한 데 따른 것이다. 당대표 ‘궐위’ 상황이 아닌 만큼, 이 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는 한 현행 체제를 크게 뒤흔들 만한 명분이 없다는 현실적 이유가 고려된 것이다. 또 윤리위 중징계로 이미 정치적 치명상을 입은 이 대표를 더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 초선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 대표가) 이미 바윗돌로 뒤통수를 맞았는데 또 짱돌로 때릴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직무대행 체제를 6개월 동안 지속할 것이냐 등을 두고서는 이견이 여전하다. 한 중진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불안정한 지도 체제를 벗어나기 위해 전당대회 개최에 대한 찬반을 묻는 전당원 투표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의총에서도 3명의 의원이 조기 전당대회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영 의원은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6개월 (직무대행 체제) 뒤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다. 그 6개월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굉장히 아까운 시간”이라며 “전당대회를 해야된다는 게 제 입장”이라고 밝혔다. 박대출 의원도 “(이 대표) 본인이 명예를 회복하려면 결자해지를 하는 게 좋다고 (의총에서) 말했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도 이날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직무대행 체제는) 기본적으로 6개월이지만 정치 상황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 예측이 쉽지 않다”며 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징계 불복 여부 등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잠행하던 이 대표는 11일 저녁 페이스북에 “당원 가입하기 좋은 월요일입니다”라는 글을 게시하며 침묵을 깼다. 자신을 지지하는 이들의 온라인 당원 가입을 독려한 것으로, 당대표 자진 사퇴를 하지 않은 채 여론전을 펴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이들 가운데는 ‘징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 윤리위 결정에 불복하는 행위를 자제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에서 “(이 대표에게 윤리위 결정에) 불복하지 말아달라,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기 때문에 이 혼란을 빨리 극복하고 수습하는 데 다 도와야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용태 최고위원도 <시비에스>(CBS) 라디오에서 “당대표가 잘한 것도 있고 잘못한 부분도 있으니까 6개월 동안 성찰의 시간도 갖고 또 재충전의 시간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징계 불복으로 맞서다가 당내 불안을 야기한다는 이유로 거센 사퇴론에 부딪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말로 풀이된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서영지 기자 yj@hani.co.kr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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