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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양두구육’ 대행→‘구두구육’ 비대위…이준석, 윤 대통령과 각 세우기

등록 2022-07-31 18:19수정 2022-08-01 14:01

윤심 따른 비대위 전환에 반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27일 경북 울릉군 사동항 여객터미널에서 배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27일 경북 울릉군 사동항 여객터미널에서 배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31일 조수진 최고위원의 사퇴 직후 “양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지 말라 했더니 이제 개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기 시작하는 것 같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를 불신임한 뒤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이 노골적으로 추진되자 이를 비판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저자들의 우선순위는 물가안정도 아니고, 제도개혁도 아니고, 정치혁신도 아니다”라며 “그저 각각의 이유로 당권의 탐욕에 제정신을 못 차리는 나즈굴과 골룸 아닌가. 국민들이 다 보는데 ‘마이 프레셔스’(my precious)나 계속 외치고 다녀라”고 적었다. 나즈굴과 골룸은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이들은 절대반지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윤 대통령과 권성동 원내대표의 ‘내부 총질’ 문자메시지가 공개된 뒤엔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 개고기를 받아와서 판다”고 적었다. ‘양두구육’ 고사를 통해 윤 대통령 등의 이중성을 에둘러 비판한 내용이었는데, 이번엔 자신의 복귀를 막아서는 비대위 체제 전환이 ‘윤심’에 따라 추진되자 윤 대통령을 직접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와 가까운 김용태 최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 이 어려운 시기에 국민과 당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그저 대통령실의 의중만을 살피고 눈치 보기에 바쁜 정치인들은 스스로 부끄러운 줄 알라”고 적었다. 전날에는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 강행 당시 민형배 의원은 ‘꼼수 탈당’이라는 야바위 짓으로 국회법 원칙과 절차를 깡그리 무시해버렸다”, “이제는 국민의힘에서 그 데자뷔가 느껴지는 상황이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비대위 전환이 ‘꼼수’라고 주장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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