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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윤핵관 vs 윤핵관…‘원톱’을 향한 권성동과 장제원의 권력 다툼

등록 2022-08-14 09:24수정 2022-08-15 13:49

정치BAR_서영지의 오분대기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왼쪽)과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달 15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한 뒤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왼쪽)과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달 15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한 뒤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한번 형은 영원한 형’인 것처럼, 한번 동생은 영원한 동생’이다. 잘 지내고 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권성동)

“대통령으로부터 파생된 권력을 두고 투쟁하고 충돌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뿌리가 하나인데 투쟁할 것이 없다.”(장제원)

지난달 15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이 모처럼 함께 점심을 먹은 뒤 이렇게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 이후, 당 운영 방향에 대해 생각을 달리하며 두 사람 사이가 전 같지 않단 말이 나오자, 카메라 앞 오찬회동을 하며 진화에 나선 것이다.

윤핵관 투톱으로 꼽히는 두 사람의 행보는 요즘 국민의힘 의원들의 주요 관심사다. 두 사람은 서로를 형·동생이라고 칭하고 있지만, 당내에선 두 사람의 관계가 ‘동업자’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에 뜻을 같이하고, 누구보다 현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건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미묘하게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다. 친윤석열계(친윤계) 한 의원은 두 사람의 관계를 두고 “사업은 같이하지만, 이해관계가 맞지 않으면 언제든 틀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형·동생하던 두 사람 사이에 ‘갈등설’이 처음 불거진 건 지난 4월 권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과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법안’ 처리에 합의했을 때다. 장 의원이 4월25일 “(윤석열) 당선자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친다)이다’ 이 생각에 전혀 변함이 없다”며 반기를 든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국회의장 중재 하에 서명까지 했던 합의안을 파기했다.

지난 6월, 장 의원이 당내 친윤석열계(친윤계) 의원들의 공부모임 ‘민들레’에 참여하겠다고 하자, 이번에는 권 원내대표가 제동을 걸었다. “계파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방해가 된다”는 게 이유였다. 장 의원은 “한번 형제는 영원한 형제”라며 불참을 선언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당내 권력다툼’이 본격화하면서 더욱 삐거덕대기 시작했다. 이준석 대표가 지난달 7일 당 윤리위원회에서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자 향후 지도 체제를 두고 두 사람은 입장을 달리했다. 권 원내대표는 당헌·당규상 이는 ‘사고’에 해당한다며 그 기간 자신이 ‘대표 직무대행’을 맡겠다고 했지만, 장 의원은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거나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견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달 10일 윤 대통령과 만나 ‘직무대행 체제’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이철규·윤한홍 의원 등 다른 윤핵관들도 함께 했지만, 장 의원만 참석하지 않아 갈등설이 불거졌다. 지난달 15일 오찬 회동으로 ‘화해’의 모습을 연출했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전 같지 않다는 말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특히 권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과 주고받은 ‘내부 총질’ 문자를 외부에 노출시킨 사건 이후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을 두고, 당 안에선 “권-장의 권력다툼이 본격화된 것”(중진 의원)이란 말이 나왔다.

특히 ‘직무대행 체제 붕괴→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의 시발점이 된 배현진 최고위원의 사퇴 뒤에는 평소 배 최고위원과 소통을 자주 하는 장 의원이 있다는 얘기가 당 안에 파다하다. 당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조기전당 대회’ 실시 여부에 대해서 생각을 달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윤계 한 의원은 “두 사람 모두 자기 정치를 하는 게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조기 전당대회가 내년 초에 열리면 당 대표 도전에 대한 뜻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게 된다면, 장 의원은 누구를 도울까. 윤핵관의 관계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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