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리위 징계 과정, 비대위 전환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양두구육 발언(“양의 머리를 흔들며 개고기를 팔았다”)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대선 후보로 나선 윤석열 대통령을 개고기에 빗댄 것 아니냐는 것이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당대표였던 분의 입에서 자당 대통령후보를 개고기에 빗대는 건 결코 해서는 안 될 망언”이라고 적었다. “돌이켜 보면 저야말로 양의 머리를 흔들며 개고기를 팔았던 사람이었다”는 이 대표의 전날 기자회견 발언을 가리킨 것이다. 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께서 비록 정치에 미숙함은 있을지 모르나 국가와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고 결코 개고기 비유로 비하될 분이 아니다”라며 “저를 비롯한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던 분들은 결코 그 생각에 동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김미애 의원은 어제 기자회견을 보셨으면 대통령이 개고기라고 생각하실 수가 없다”고 밝혔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의 ‘양두구육 발언’의 앞뒤 문맥은 다음과 같다.
“일련의 상황을 보고 제가 뱉어낸 양두구육의 탄식은 저에 대한 자책감 섞인 질책이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저야말로 양의 머리를 흔들며 개고기를 팔았던 사람이었습니다. 선거 과정 중에서 그 자괴감에 몇 번을 뿌리치고 연을 끊고 싶었습니다.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겪는 과정 중에서 어디선가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누차 저를 그 XX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 그래도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내가 참아야 한다고 크게 ‘참을 인’ 자를 새기면서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니고 목이 쉬라고 외쳤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저한테 선당 후사를 이야기하시는 분들은 매우 가혹한 겁니다. 선당 후사란 대통령 선거 과정 내내 한쪽으로는 저에 대해서 이 XX 저 XX 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당대표로서 열심히 뛰어야 했던 제 쓰린 마음이 여러분이 입으로 말하는 선당후사 보다 훨씬 아린 선당후사였습니다.”
이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개고기에 윤 대통령이 포함되는 거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개고기라는 많은 가치들이 수포로 가는 양태를 얘기한 것”이라며 “개고기는 사람에 해당하는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런 지적이 이어지자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거듭 “도대체 다들 뭐에 씌인건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김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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