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여당의 지도부 공백 등 혼란상과 관련 “우리 당 의원들과 당원들이 중지를 모아서 내린 결론이면 그 결론을 존중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당의 의사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여당 지도부 공백에 따라 대통령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는 질문을 받고, “충분히 합리적이고 당과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 합당한 결론을 치열한 토론을 통해서 잘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대통령 책임론’이나 ‘대통령 역할론’에는 즉답을 피한 채 ‘당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거리를 둔 것이다. 국민의힘은 주말인 지난 27일 의원총회를 열어 ‘주호영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해체하고 당헌·당규를 정비한 뒤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또 전날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와의 만남을 포함한 협치 노력과 관련해서는 “야당을 포함해 국회와 함께 일해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늘 그런 말씀을 드렸다”며 “여야가 경쟁도 하지만 국익과 민생을 위해서 하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대통령실 비서관급 참모진 개편 등 내부 인적 쇄신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실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에게 가장 헌신적이고 가장 유능한 집단이 돼야 제대로 봉사할 수 있다”며 “가장 중요한 기관이기 때문에 늘 국가에 헌신적 자세와 업무역량이 최고도로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질문을 받기 전 기자들 앞에 서서 “지난주 암사시장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여러 가지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열심히 생업에 종사하는 분들을 뵙고 고맙다는 마음과 죄송한 마음을 함께 가졌다. 어제 고위당정회의에서 국민에게 제일 어려움을 주는 게 물가인 만큼 추석까지 최소한 추석 성수품에 대해서는 1년 전 물가 수준을 최선을 다해 유지하기로 방침을 잡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수해로 인한 재난지원금이 피해가구와 소상공인에게 추석 전까지 확실하게 지급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지금 나랏빚이 몇 년 사이에 많이 늘어 1000조에 육박하고 물가와 전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정부도 긴축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는 것 국민 여러분도 아실 것이지만 서민 어려운 분들, 미래를 위한 투자 등 돈 쓸데는 확실히 쓰겠다”며 “국민 여러분이 어려운 가운데 최선을 다하고 계시는데, 저도 대통령으로서 이번 주 열심히 일하겠다”고 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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