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 접견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국민의힘ㆍ정의당 지도부 등과 환담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국회를 방문해 시정연설 전 사전환담을 통해 국회의장 등과 만났지만 ‘시정연설 전면 보이콧’을 선언한 더불어민주당의 지도부는 불참했다. 정의당 지도부는 윤 대통령에게 ‘비속어 파문’을 사과하라고 요구했지만 윤 대통령은 이를 거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40분께 국회의장실을 찾아 약 20분 동안 김진표 국회의장과 김명수 대법원장 등 5부 요인 등과 만났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참석했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는 불참했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바쁘신데 의장님께서 자리를 만들어주시고, 나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김진표 의장은 “정치권을 바라보는 우리 국민 시선이 정말 싸늘하다. 국회 모습이 가장 좋은 모습으로 비춰져야 할 텐데 의장으로서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정부와 국회, 여당과 야당의 협력이 절실한 그런 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장은 “예산이 경제에도 또 국민생활에도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어려운 시기에, 이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께 작은 희망이라도 드릴 수 있도록 국회로서 지혜롭게 살펴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김 의장의 발언을 경청한 뒤 “감사하다”고 말했다.
환담이 비공개로 전환된 뒤 이은주 정의당 비대위원장은 윤 대통령에게 ‘미국 순방 과정에서의 비속어 파문 때문에 국회와 국민을 모독하면서 정쟁이 계속되고 민생이 미뤄지고 있다’며 사과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내가 하지 않은 발언을 사과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사과 요구를 거부했다고 한다.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국회에 도착해 환담장으로 향하는 동안에도 국회 로텐더홀 입구 계단에서 ‘이xx 사과하라’, ‘국회무시 사과하라’, ‘국감방해 당사침탈 규탄한다’ 등의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이어갔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조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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