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21일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 약식 회견(도어스테핑)을 일방적으로 중단한 것을 두고 “(언론을 상대로) 공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한국방송>(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출근길 약식회견을) 안 하겠다(고) 그러면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이 문화방송(MBC) 기자한테 ‘당신 때문에 안 했다’(고) 이렇게 나올 것 아닌가. 문제를 풀어가는 대통령이 돼야지 문제를 매일 만들어 가는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전 공지글에서 “대통령실은 21일부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8일 윤 대통령 출근길 약식 회견 말미에 <문화방송> 기자가 “(한-미) 동맹 관계를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는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에 대통령의 헌법 수호 책임의 일환”으로 전용기 탑승을 배제했다고 한 윤 대통령의 말에 “무엇이 악의적이었느냐”고 따져 물어 이기정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과 설전을 벌인 바 있다.
박 전 원장은 “대통령은 국민을 대표하는 국가수반이고 국가 원수이지만 기자는 국민 1호”라며 “기자는 1호 국민이라고 하는 것은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은 맨 먼저 기자를 통해 국민하고 소통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약식 회견 당시 <문화방송> 기자가 슬리퍼를 신었다는 여권 지적에 대해서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나 경제 문제 이런 큰 문제를 대통령이 가지고 말해야지 밤낮 슬리퍼를 신었느니 무슨 비행기를 안 태우느니 그게 말이 되느냐”라며 말했다. 그러면서 “말도 안 되는, 좁쌀 같은 짓거리만 하니까 국민이 화를 내고 그러니까 그렇게 지지도가 떨어지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설사 그러더라도 참모들이 참아야 하고 참모들이 야단치고 크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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