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원조 ‘윤핵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차기 당 지도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당직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장제원 사무총장 내정설’이 퍼지는 등 노골적인 ‘윤심’ 마케팅에 대한 반감이 커지며 친윤계 후보인 김기현 의원에게 악재로 작용하자 고육지책을 선택한 것으로 비쳐진다.
장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일부 후보 측에서 장제원 사무총장설을 퍼뜨리며 정치적 음해를 가하고 있지만 저는 정치를 하면서 단 한번도 자리를 탐하거나 자리를 놓고 거래한 적이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의원이 당대표에 당선될 경우 장 의원이 사무총장을 맡아 내년 총선 공천에 개입할 것이라는, 이른바 ‘김찍장’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장 의원은 이어 “정치인 윤석열의 첫 비서실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숙명적으로 머물러야 할 곳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윤석열 정부 5년 동안 장제원의 개인 정치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 만나서도 “사무총장이나 그런 당직을 맡기 위해 김기현 (전 원내)대표를 지지하는 게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장 의원은 지난해 6월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으로 ‘2선 후퇴’를 선언했다가 지난해 말 친윤계 의원모임 ‘국민공감’ 재출범 등을 계기로 활동을 재개한 바 있다. 그가 이날 한발 더 나가 ‘5년간 개인 정치는 없다’고까지 선언한 것은, 자신의 행보가 도리어 김 의원의 지지율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장 의원은 비교적 두터운 지지층을 지닌 나경원 전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압박하는 과정에서 ‘반윤 우두머리’라는 표현까지 써 당내 거부감을 키운데다, 김영우 안철수캠프 선대위원장과의 통화에서 고충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져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전당대회 후보 등록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어느 누구에게도 당직을 제안한 바도 없고, 약속한 바도 없다”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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