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들이 27일 강서구 한 스튜디오에서 방송토론회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가람, 김정식, 이기인, 장예찬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린 첫 최고위원 후보 토론회에선 친윤석열계와 비윤석열계 후보가 격돌했다. 과거 여성 연예인을 연상시키는 외설적 웹소설을 작성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 후보는 토론회에서 비판이 이어지자 이준석 전 대표의 성접대 의혹을 거론하며 역공에 나섰다.
27일 서울 강서구 한 빌딩에서 열린 최고위원 후보 토론회에선 친윤계로 분류되는 김병민·민영삼·조수진 후보와 비윤계인 김용태·허은아 후보 간 공방이 두드러졌다. 김병민 후보는 허 후보를 향해 “윤석열 정부의 국정 비전이 무엇인지 알고 있냐” “국정 원칙을 알고 있냐”는 질문을 이어가며 “(허 후보가)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과연 노력하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허 후보는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 관련된 부분에 대한 의정 활동을 가장 열심히 한 사람이 저”라며 “(김 후보가) 그걸 모른다면 관심 없는 거고 그냥 공격을 위한 질문”이라고 맞받았다.
비윤계 김용태 후보는 옛 민주당 출신인 민영삼 후보가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다 2018년 민주평화당 전남지사 후보로 출마하면서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을 찬양했다”며 “권력을 쫓아 카멜레온 정치 하고 있는 것을 인정하냐”고 물었다. 민 후보는 “모욕적인 발언”이라며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수진 후보가 지역구 사무실에 채용한 인턴 비서관을 해고하면서 사직서를 위조했다는 의혹도 거론됐다. 허 후보는 “보좌진 몰래 면직 서류를 위조한 것으로 기소된다면, 최고위원직에 당선되더라도 사퇴할 거냐”며 조 후보를 압박했다. 조 후보는 허 후보의 음주운전 전력을 상기시키며 “저는 (그런) 파렴치한 범죄는 없다”고 역공했지만 허 후보는 “음주운전은 제가 분명히 잘못에 대해 인정했다”고 응수했다.
청년 최고위원 후보 토론회에서는 장예찬 후보가 2015년에 쓴 웹소설이 논란이 됐다. 그는 ‘묘재’라는 필명으로 <강남화타>라는 웹소설을 쓰면서 가수 아이유의 본명(이지은)을 언급하며 성적으로 대상화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아이유 팬들이 “아이유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장예찬 후보에 대해 엄정 조치를 취해줄 것”을 아이유 소속사 쪽에 촉구하며 반발하자 장 후보는 이날 오전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특정 연예인이 연상돼 팬분들이 우려한 부분에 대해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에선 자신을 향한 비판에 이준석 전 대표 성접대 의혹을 꺼내 들며 방어막을 쳤다. 이기인 후보가 “창작의 자유는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보장받는 것”이라고 비판하자 장 후보는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이준석 대표에게는 한마디도 못 하는 내로남불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이 100% 허구인 판타지소설에 대해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냐”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김해정 기자
se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