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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윤 대통령=엄석대’ 빗댄 이준석…친윤 쪽 “국힘을 떠났으면”

등록 2023-03-03 14:56수정 2023-03-03 19:48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본투표 시작을 하루 앞둔 3일, 이준석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나오는 엄석대에 견주며 비판했다. 이에 친윤석열계인 조수진 의원은 “차라리 당을 떠났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을 이문열 작가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장인물인 엄석대에 견줘 비판하며 이른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후보)이 윤 대통령과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견제할 수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이문열 작가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통해 그려냈던 시골 학급의 모습은 최근 국민의힘의 모습과 닿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다음과 같이 소설을 자체 요약했다.

소설 속 엄석대는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반장에 뽑혔지만, 급우들의 물건을 빼앗고 억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군림했다. 이 학교에 전 온 주인공인 한병태는 엄석대에서 저항하려고 노력했지만, 아이들은 한병태를 “내부총질러”로 찍어서 괴롭혔고, 결국 한병태는 엄석대 세력에 편입됐다.

하지만 엄석대가 구축해놓은 왕국은 새로운 담임 선생님이 오면서 무너졌다. 담임 선생님이 엄석대 체제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하자 “엄석대의 권력을 떠받들면서, 엄석대가 만든 해괴한 시스템하에서 누릴 것을 누리고 남을 린치하는데 앞장서던 그들이 담임 선생님이 엄석대의 비행을 적어내라고 하자 누구보다 앞서서 그를 고발하고 무너뜨리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엄석대는 누구일까요? 엄석대 측 핵심 관계자는 어떤 사람들일까요?”라며 “한 가지 명확한 것은 담임 선생님은 바로 국민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을 엄석대에, 윤핵관을 엄석대 측 핵심 관계자에 빗댄 것이다.

그는 이어 “이제 곧 투표가 시작되는 전당대회에서 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 네 후보는 한병태와 같은 위치에 서 있다”며 “이들이 더 큰 힘을 가지고 국민을 대신해 엄석대가 구축하려고 하는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게 해달라”라고 부탁했다.

이 전 대표는 그러면서 “정부수립을 이끌었던 초대 대통령도 그 영광에서 민주라는 절차적 정당성이 사라졌을 때 동상이 끌어내려 지고 망명을 가야 하는 불명예를 피하기 어려웠고, 국가를 산업화로 이끈 지도자도 외부의 적을 막아야 한다는 반협박성 명분으로 유신헌법을 만들었을 때 스스로의 업적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반민주적 행태를 지적하며 윤석열 정부를 비판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책(소설) 얘기만 했는데, 연상한 인물이 윤 대통령이라면 그건 개인 생각으로 존중할 것”이라며 “혹시라도 언론이 보도하면서 연상됐다고 기사를 낸다면 국민의 시각을 대변하는 언론인의 시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가 지난 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가 지난 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윤계에서는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조수진 후보는 이날 <와이티엔>(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와 천아용인을 두고 “당 대표 시절에 내부 총질과 성 상납 무마 시도, 이것이 확인돼서 끌어내려 질 수밖에 없는 그런 당 대표인데 그런 성찰과 반성 없이 그 사람이 대리 출전시켜서 그 사람이 시키는 대로 움직인다, 이게 말이 되느냐”라고 말했다. 조 후보는 이준석계가 아들의 학교 폭력으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부실 검증 문제를 비판한 걸 두고도 “(인사 검증) 제도 개선을 해야지 ‘윤석열 정부를 전복하는 어떤 위협이 될 거다’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이건 민주당의 2중대로밖에는 저는 볼 수 없다. 차라리 그냥 떠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4~5일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모바일 투표를 하고, 6~7일에는 모바일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에이알에스(ARS) 투표를 진행한다. 이후 오는 8일 일산 킨텍스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다음 당 대표를 뽑는다. 당 대표 선거에서 최다 득표자의 득표율이 50%를 넘지 않으면,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진행해 오는 12일 당선자를 확정한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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