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월11일 대구 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뒤 김기현 대표 2기 체제로 ‘책임없는 수습’에 급급한 가운데, 유승민 전 의원이 “12월쯤 (국민의힘을)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결정할 것)”이라며 신당 창당 가능성을 언급했다.
유 전 의원은 17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선거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서울시민들 민심의 판단”이라며 “대통령의 책임이고 대통령이 반성해야 할 선거인데 대통령은 안 변할 것 같다. 그러면 여당이라도 변하고 홀로 설 결심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중·동 같은 보수 언론도 비판하고 있다. 조·중·동이 비판한다는 거는 윤석열 정권의 레임덕이 시작된 것”이라며 “김기현 대표 체제로는 총선을 치를 수 없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12월을 탈당 내지 신당 창당을 결심할 시한으로 언급했다. 그는 “‘중·수·청’이 중요하다. 중도층, 수도권, 청년층의 마음을 잡지 못하면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 국민의힘이 극우화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12월까지는 변화와 쇄신을 위해 제 역할을 하고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그리고 12월쯤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를 정할 것이다). 떠난다는 것은 신당을 한다는 것인데, 이건 늘 열려 있는 선택지고, 최후의 수단이다”라고 말했다. 연말까지 당의 변화나 쇄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면 당을 떠나, 신당 창당에 나설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유 전 의원은 2017년 1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국면에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을 탈당해 개혁보수를 내걸고 바른정당을 창당한 바 있다.
비록 “최후의 수단”이라고 했지만, 유 전 의원이 신당 창당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여러 경우의 수들이 거론된다. 유 전 의원은 바른정당 창당 때처럼 국민의힘 내 반윤석열, 중도 보수 성향 인사들을 중심으로 독자 신당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유 전 의원이 6년 여 전 현역 의원 30명이 함께 바른정당을 창당할 때만큼 세를 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부에서는 유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의 제휴 가능성도 언급되지만, 두 사람은 보수에 대한 철학과 세부 정책에서 견해 차가 적지 않다.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의 ‘새로운 선택’ 등 이미 창당 작업 중인 제3지대 정당과 손을 잡을 수도 있다. 금 전 의원은 한겨레에 “대통령 권한 제한, 국회의원 특권 폐지 등 개헌이라는 의제를 중심으로 뜻이 있는 분들과 대화를 나눠가고 있다”며 “결국 하나로 뭉친 세력을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가 내년 선거를 판가름할 거다. 많은 난관이 있을 것이고 최소한 12월은 되어야 가시적인 움직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유 전 의원과 금 전 의원 사이에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려 졌다.
여러 여론 조사에서 무당층 유권자 비율은 30% 안팎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제 3당이 살아남으려면 선거가 다가올수록 거세질 거대 양당의 흡인력을 견뎌야 한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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