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전·현직 원내대표 간담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정식 사무총장, 박홍근·김태년·홍영표·우상호 전 원내대표, 이 대표, 홍익표 원내대표, 우원식·이인영·윤호중·박광온 전 원내대표, 천준호 대표비서실장.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민주당 전·현직 원내대표들을 만나 “분열은 필패고 단결은 필승이란 생각으로 저부터 솔선수범하겠다”고 말했다. 당 내홍을 수습하며 거듭 ‘단합’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비명계 일각에선 ‘말이 아닌, 행동으로 통합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이날 홍익표 원내대표와 김태년·박광온·박홍근·우상호·우원식·윤호중·이인영·홍영표(가나다순) 전 원내대표를 초대해 당대표실에서 오찬 간담회를 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원내 사령탑을 맡았던 의원들에게 조언을 구한다는 취지였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잘못된 국정 운영을 심판해야 국가 퇴행과 국민들의 불행을 막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민주당은 더더욱 하나가 되고, 국민들에게 기대를 심어드려야 한다”며 ‘원팀’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23일 당무에 복귀해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의 일로 더이상 왈가왈부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한 바 있다.
참석자들은 총선을 앞두고 ‘외연 확장’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고 한다. 강선우 대변인은 간담회 뒤 브리핑에서 “총선 체제로 전환이 필요한 시기에 정책이나 당대표의 메시지, 일정 등 모든 당무의 중심이 외연 확장 기조로 가야 한다는 조언이 있었다”며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첫번째 조건도, 마지막 조건도 단합이라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지지층 결집만을 노리는 ‘강성 발언’이나 ‘대여 투쟁’보단 중도층을 끌어들이는 ‘민생 행보’에 나서야 한단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비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가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원욱 의원은 “말에 그친다면 통합은 이루어질 수 없다. 실천이 중요하다”며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문제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어야 한다”고 적었다. ‘불체포특권 포기’는 사실상 당론이었던 만큼, 체포동의안 가결론과 부결론 가운데 어느 쪽이 해당 행위인지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것이다.
이들은 비주류 의원의 지역구에 ‘총이 있다면 처단할 것’, ‘윤석열(대통령)에게 부역했다’는 내용의 펼침막이 내걸리는 등 강성 지지층의 ‘좌표찍기’와 ‘재갈 물리기’에도 이 대표가 단호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태도다. 조응천 의원은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말로는 왈가왈부하지 말자 그러는데, 이런 행위(강성 지지층의 비난)야말로 당의 통합을 저해하는 굉장히 심한 행위”라며 “여기에 대해서는 왜 아무 제지도 안 하고 그냥 놔두나. 포용하는 것처럼 하면서 ‘고사 작전’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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