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7일 대구 수성구 스마일센터를 찾아 시민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지난 17일 대구 방문 행보를 두고, 그가 사실상 내년 4월 총선 출마 쪽으로 기운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장관은 이날 강력 범죄 피해자를 지원하는 ‘대구스마일센터’와 달성 산업단지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한 장관은 “대구 시민들을 대단히 깊이 존경해 왔다”며 “대구 시민들이 6·25 전쟁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적에게 이 도시를 내주지 않았고,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 끝까지 싸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여권의 총선 출마 요구와 출마 의사에 관한 취재진의 물음에 “의견은 많을 수 있다. 총선이 국민 삶에 중요한 것은 분명하다”면서 “범죄 피해자를 잘 보호하고 인구 위기 극복을 위해 외국인 정책과 이민 정책을 잘 정비하는 게 국민께 더 중요할 수 있다”고 했다.
한 장관은 이날 시민들의 사진 촬영 요구에 응하느라 애초 예매한 저녁 7시 서울행 기차표를 취소하고, 밤 10시께 서울행 기차에 올랐다. 국무위원이라기보다 정치인에 가까운 행보를 한 것이다. 한 장관은 21일에는 대전을 찾는다.
정치권에서는 한 장관이 출마로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대통령실이 한 장관의 후임자 검증에 들어갔다는 말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한겨레에 “용산은 한 장관 후임으로 정치인 출신을 원한다고 들었다. 당에 후보 추천도 요청한 것으로 안다”며 “박성재 전 서울고검장, 오세인 전 광주고검장, 이원석 검찰총장 등도 거론되는 인물이다”고 말했다.
다만 한 장관이 실제 출마할 경우 ‘득실’에 관해서는 여당 안에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한 국민의힘 당직자는 “우리는 (출마 자원을) 총동원해야 하는 상황이다”며 “(보수층의) 인기와 지지를 한몸에 받는 한 장관이 출마하면 당연히 플러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탄 행보’를 분명하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수도권 한 의원은 “총선은 중도층을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관건이다. 한 장관은 보수 지지층에서는 큰 영향력이 있지만, 중도층 (득표)에는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며 “대통령 최측근이자 검찰 출신인 그가 출마하면 중도층 반발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 장관의 대구 행보를 비판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몰려든 촬영 요청에 기차표까지 취소하며 3시간이나 사진을 찍었다는데, 출마 생각에 무척이나 설렜나”라고 논평했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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