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가 시간이 없지 관심이 없냐!’ 현생에 치여 바쁜, 뉴스 볼 시간도 없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뉴스가 알려주지 않은 뉴스, 보면 볼수록 궁금한 뉴스를 5개 질문에 담았습니다. The 5가 묻고 기자가 답합니다.
▶▶주간 뉴스레터 휘클리 구독신청 검색창에 ‘휘클리’를 쳐보세요.
영국을 거쳐 프랑스에 머물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6일 귀국합니다. 지난해 5월 취임한 뒤 15번째 해외 순방 중인데요. 윤 대통령은 올 들어 한 달에 한 번꼴로 순방길에 오르고 있습니다. 이번 영국·프랑스 방문을 제외한 14번의 순방에 들어간 돈만 총 651억8700만원. 연평균으로 따지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 때보다 2배 많은데요. 윤 대통령이 순방에 진심인 이유는 뭘까요? 그만큼 경제·외교 성과도 있는 걸까요? 대통령실을 출입하면서 해외 순방 취재를 해온 김미나 기자에게 물었습니다.
[The 1] 윤 대통령은 왜 이리 자주 나가나요?
김미나 기자: 국내에선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국정 운영의 드라이브를 걸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 같아요. 다만 순방이 국정 지지율에 긍정적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순방 뒤에 대통령 지지율이 오르는 걸 순방 효과라고 하는데요. 윤 대통령은 순방을 다녀와서 오히려 (지지율이) 떨어진 경우도 많았습니다. ‘순방 리스크’라는 말도 자주 나왔잖아요.
다른 이유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사실 역대 대통령들도 국내 골치 아픈 일들을 내려놓고 국빈 대접을 받는 정상외교 무대에 서는 것을 즐겼다고 알고 있습니다.
[The 2] 꼭 안 가도 되는 순방도 있지 않았나요?
김미나 기자: 상대국 초청을 받아 진행하는 국빈 방문이야 이유 없이 거절할 수는 없었을 텐데요. 개별적으로 따져보면 적어도
시기는 조율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예를 들어 얼마 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국내에 하루 들렀다가 다시 영국으로 출국했거든요.
게다가 이번 달에는 대통령이 영국과 프랑스를 방문하는데요. 다음 달에는 네덜란드를 가거든요.
두 달 새 유럽 지역을 두 차례나 왔다 갔다 하는 게 적절한지를 두고도 비판이 나오고 있어요.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호스가즈 광장에서 영국 국왕 찰스 3세와 함께 마차를 타고 버킹엄궁으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The 3] 대통령실은 경제적 성과가 크다고 하잖아요. 정말 그런가요?
김미나 기자: 윤 대통령은 자신을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고 부릅니다. 경제외교로 수출을 늘리겠단 뜻이겠죠. 대통령실은 지금까지 총
792억 달러(103조원)의 계약을 따냈다고 설명합니다.
그중에서도 올 초 중동 순방을 최대 성과로 꼽고 있어요.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에서 총 63건의 계약을 성사시켰단 겁니다. 돈으로는 총 202억 달러(26조원) 규모인데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계약만 봐도 52건 계약 중 44건이 양해각서(MOU)입니다. 진짜 계약이 아니고 ‘가계약’인 것이죠. 물론 이전 정부에서도 MOU를 성과로 내세우긴 했었습니다.
[The 4] 외교적 성과는 좀 있었나요?
김미나 기자: 정부는 한·미 간 워싱턴 선언,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회담 같은 외교 성과도 컸다고 강조합니다. 한·미·일이 뭉쳤으니 안보는 걱정 없다는 건데요. 하지만
미국에 치우친 외교를 비판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미국과 경쟁하는 중국과의 관계가 나빠질 수 있다는 겁니다.
그 결과도 나타나고 있는데요. 다자외교 무대인 이번 APEC 당시 현장에선 한국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려고 엄청 노력했거든요. 그런데 못 만났어요. 결과적으로는
중국이 브루나이, 멕시코보다 한국을 우선순위로 두지 않은 것이죠.
[The 5] 윤 대통령이 자주 국내에 없어서 생기는 문제도 있을까요?
김미나 기자: 꼭 필요한 순방은 당연히 나가야 하겠죠. 하지만 불필요한 일로도 나가면
‘대통령이 국내 문제를 챙기는 데 비중을 덜 두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줄 수 있어요.
지난 7월 우크라이나 순방 당시에는 국내에 큰 수해가 났었어요. 그런데 윤 대통령의 메시지는 다음 날 나왔거든요. 대통령실이 뒤늦게 부랴부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로 이동하는 중 보고를 받는 장면이라면서 사진을 뿌렸는데요. 악화된 여론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The 5]에 다 담지 못한 윤석열 대통령 순방 취재 뒷이야기를 휘클리에서 모두 읽어보세요. ▶▶주간 뉴스레터 휘클리 구독신청
▶▶팔레스타인 분쟁과 유대인 문제에 대한 깊은 분석을 정의길 선임기자의 대면수업 ‘휘클리 심화반’에서 들어보세요. ▶▶휘클리 심화반 강연·모임 신청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