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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혁신위 용퇴론에도 김기현·친윤 ‘마이웨이’…윤심 뭐길래

등록 2023-11-27 19:42수정 2023-11-28 10:19

국민의힘 혁신위, 이달 30일 용퇴론 공식 건의 뜻
김기현·장제원 등 기득권 고수…윤심은 노출 꺼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2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10차 전체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2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10차 전체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오는 30일 김기현 대표와 장제원 의원 등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겨냥한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등 ‘희생론’을 당 지도부에 공식 건의하기로 한 가운데, 수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 축출이나 김기현 대표 당선 등 고비마다 노골적으로 드러나곤 했던 ‘윤심’은 사안의 민감성 탓에 극도로 노출을 꺼리는 모양새다.

활동 기한(12월24일)이 한달도 채 남지 않은 혁신위는 희생론에 사활을 걸고 있다. 김 대표나 장 의원 등이 혁신위의 요구에 3주 이상 반응하지 않으면서 이미 희생론 관철 여부는 혁신위의 성패를 가르는 문제가 됐다. 이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혁신위가 지도부와 각을 세우며 조기 해체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용퇴 대상으로 지목된 당사자들을 제외하면 당 기류도 혁신위에 호의적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김기현 대표와 친윤계 핵심 의원들이 보이는 모습은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태도다. 김 대표는 이날 혁신위의 희생론을 받아들일 것이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장제원 의원도 무응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윤심’을 바탕으로 전당대회에서 승리하며 주가를 올렸던 ‘김(기현)-장(제원)’ 연대가 ‘동병상련’ 처지가 된 셈이다.

특히 이들은 김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바뀌는 것은 반드시 막겠다는 태도다. 김 대표 체제가 유지돼야만, 공천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친윤계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비대위로 가자는 건 당을 깨자는 얘기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당 분위기는 이들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김 대표와 껄끄러운 사이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나는 윤심 팔아 당대표 되고 지금도 윤심 팔아 당대표직 유지하고 있지만, 나만 윤심 팔아야지 너희들은 윤심 팔면 안 된다(라는 것 아니냐.) 이런 당대표 가지고 총선이 되겠나”라는 글을 올렸다. 김 대표가 지난 25일 자신의 지역구인 울산에서 연 의정보고회에서 “윤 대통령과 하루에도 3~4번 통화한다”며 윤 대통령과의 친밀함을 내세운 것을 비판한 것이다.

다만,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이준석 전 대표의 부모를 비방하고 윤 대통령을 ‘나라님’이라고 칭하거나, 혁신위원들 사이의 내분 등으로 혁신위의 동력이 떨어지는 점은 ‘김-장 연대’엔 기회요소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은 ‘윤심’ 노출을 극도로 조심하는 기류다. 지난해 이준석 전 대표 축출 때나 올해 초 나경원 전 의원 전당대회 불출마 관철, 김기현 대표 편들기 때와 견주면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의원들의 정치생명이 걸린 총선이라는 고인화성 사안 앞에서 노골적인 당무 개입은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총선 패배=식물 대통령’이라는 위기감 탓에 총선 승리를 위한 강도 높은 쇄신을 추구하는 혁신위에 동조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다만 대통령실은 인위적으로 ‘김기현 대표 체제’를 무너뜨리는 것 또한 무리라고 보고 있다는 게 여권 인사들의 전언이다. 대통령실 기류에 밝은 한 의원은 “당대표보다는 총선 공천관리위원장과 선거대책위원장을 누구로 하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의 대표직은 유지하면서 윤핵관과 중진 등의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유도하고, 선거의 핵심인 공천과 캠페인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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