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병사들이 지난 7월19일 경북 예천에서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채아무개 상병을 찾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월 호우 피해 실종자를 수색하다 숨진 해병대 채아무개 상병과 함께 사고를 겪고 생존한 병사가 14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해 “군인의 사기를 떨어뜨리며, 적을 이롭게 하는 것은 제가 아니라 임성근 전 사단장”이라고 비판했다.
예비역 해병대 병장 ㄱ씨는 14일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를 통해 배포한 입장문에서 “(임 전 사단장이) 제가 자신을 고소한 것이 국민을 선동하고, 지휘권을 와해시키는 이적행위이고 북한의 사이버 공격의 한 형태라고 했던데 제가 북한의 지령이라도 받고 일부러 사단장을 고소한 것이란 말인가”라며 이처럼 밝혔다. 앞서 ㄱ씨는 지난 25일 임 전 사단장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소했다.
ㄱ씨는 임 전 사단장이 군사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 대해 “내가 같이 작전에 투입된 다른 장병들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헌신적인 노력을 평가절하하고, 채아무개 상병의 고귀한 희생을 폄훼하는 명예훼손을 했다고 써놨다”며 “나도 그 작전에 투입되었던 사람이다. 수해를 겪은 주민들을 위해 했던 고생과 보람을 스스로 깎아내릴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다만 우리의 피땀을 왜 사단장의 명예를 드높이기 위해 엉뚱한 방법으로 동원하다가 소중한 전우를 잃게 만들었는지 문제를 제기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ㄱ 병장은 7월19일 수해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 중 물에 빠진 병사를 구하려다가 채 상병과 함께 물에 빠져 50m 가량 떠내려가다가 구조됐다.
앞서 임 전 사단장은 188쪽 분량의 진술서에서 자신을 고발한 생존 장병 ㄱ씨에 대해 “실체적, 객관적 진실은 멀리한 채, 제한된 정보만을 갖고 있다”거나 “추측성 기사와 일부 단체 주장만 믿고 고발했다”고 비난했다.
신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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