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7월 판문점에서 무장하지 않는 한·미 장병들이 근무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근무하는 북한군이 다시 권총으로 무장하자 이에 유엔군사령부 공동경비구역 경비대원들도 권총으로 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9·19 남북군사합의의 전면 무효화를 선언한 북한은 파괴·철수한 최전방 감시초소(GP)를 복원하고 공동경비구역에서도 다시 무장하고 있다.
유엔사는 19일 언론 설명 자료를 내어 “현재 북한군의 무장 태세를 고려할 때, 유엔사는 공동경비구역 경비대원들에게 민간인과 군인 모두를 보호하도록 재무장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고 밝혔다. 9·19 군사합의에 따라 남북은 2018년 10월 25일부로 공동경비구역 남북지역 초소, 병력, 권총, 소총(AK-47·K-2), 탄약 등을 공동경비구역 밖으로 옮겼다.
유엔사는 “이번 조처는 상당히 조심스럽게 취해진 것”이라고 밝히고 “과거 합의대로 공동경비구역을 무장해제하는 것이 한반도를 더욱 안전하고 평화롭게 할 수 있다는 입장을 한국 정부와 북한군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유엔사는 “공동경비구역이 대화와 정전협정 이행을 위한 장소로 남아있도록 할 의도라고 북한군 카운터파트를 안심시켰다”고 덧붙였다.
공동경비구역에 근무하는 북한군이 지난달 말부터 권총을 휴대하자 정부는 이달 초 유엔사에 공동경비구역 경비대원들의 무장을 요청했다. 판문점에는 유엔사 경비대대와 한국의 JSA 경비대대가 함께 근무하는데, 실질적인 경비 임무는 한국군 JSA 경비대대가 수행하고 유엔사 경비대대가 작전통제하는 구조다.
지난달 21일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자 지난달 22일 정부가 9·19 군사합의 중 ‘비행금지구역 설정’의 효력을 정지하자 지난달 23일 북한은 9·19 군사합의의 무효화를 선언했다. 북한은 지난달 24일부터 9·19 군사합의로 파괴하거나 철수한 최전방 11개 감시초소을 복원하고 있으며, 무반동총 등 중화기도 반입했다. 북한은 이즈음부터 9·19 군사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됐던 공동경비구역 경비력의 무장도 재개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