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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재야원로들 발빼…단일화 ‘더 좁아진 문’

등록 2007-12-06 19:51수정 2007-12-06 22:19

문국현쪽 “시한 앞당겨도 TV토론 6회 보장” 완고
합의가능성 낮아…선관위 ‘생중계 불가’도 걸림돌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후보와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의 단일화 중재에 나섰던 시민사회 쪽 ‘9인 위원회’가 6일 중재 포기를 선언했다. 양 후보 진영은 이날 밤에 만나 단일화 시기와 텔레비전 토론 등 핵심 쟁점을 놓고 직접 협상에 나섰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9인 위원회’를 주재해온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날 <한겨레>와 통화에서 “(단일화 중재 노력을) 정리했다. 시민사회 쪽은 중재를 않기로 결정했다”며 “양 진영의 견해차가 커 이를 조정해보려 했으나 결국 근본적 변화가 없음을 확인하고, 일단 (중재 노력을) 접기로 했다”고 밝혔다. 백 교수는 “우리는 이 정도에서 손을 떼고, 다만 양 후보가 합의점에 도달한 이후에 그때 가서 ‘이러이러한 것을 좀 해 달라’ 하는 요구가 있고, 우리가 기여할 게 있으면 하겠다”며 더 이상 직접 중재에는 나서지 않을 뜻임을 분명히했다.

백 교수는 중재 포기의 이유에 대해 “정 후보 쪽에서는 (단일화 시기와 방식에 관한) ‘포괄적인 위임’을 통보해 왔으나, 문 후보 쪽은 ‘시민사회와 양당이 계속해서 협의를 하자’, ‘6차례 이상 텔레비전 토론회가 보장돼야만 단일화 시한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아 문 후보 쪽에 ‘(논의를) 끝내자’고 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단일화의 장과 기준에 대해 “시민사회의 존경받는 분들께 맡기겠다”고 말했지만, 실제 협상과정에서 보여준 태도는 사뭇 달랐다고 한다.

9인 위원회의 포기 선언이 나온 뒤 단일화의 ‘공’은 다시 정동영·문국현 두 후보에게로 넘어갔다. 양 후보 진영은 이날 밤 각각 민병두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과 정범구 선대본부장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직접 협상을 벌였다. 여기서도 문 후보 쪽이 ‘충분한 텔레비전 토론’이 받아들여져야만 단일화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기존 주장을 고수해, 견해차를 좁히지는 못했다고 한다. 정범구 본부장은 민병두 본부장을 만난 뒤 “우리는 전국 단위 1회, 권역별 5회 등 6차례 텔레비전 토론회가 보장된다면 시기는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며 “내일까지는 되든 안 되든 논의를 매듭지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앙선관위의 ‘맞장토론 생중계 불가’라는, 전혀 다른 걸림돌이 돌출했다. 중앙선관위는 이날 정·문 두 후보간 단일화를 위한 공동토론에 대해 “정당이 주최하는 단일화 토론회를 생중계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이라고 결론냈다. 정·문 두 후보가 마주 앉아 토론을 하더라도 이를 생중계할 수는 없다는 게 선관위의 유권해석이다. 큰 폭의 양보와 절충이 없으면, 범여권은 1987년처럼 분열된 채 대선을 치를 개연성이 하루하루 커지고 있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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