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승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공천심사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수도권·충청 대타 고르기 고심
통합민주당이 ‘금고 이상 전력자 배제’ 기준에 따라 빠진 자리를 어떻게 메울지 고민이 깊다. 당 안팎의 관심이 높지만, 마땅한 답안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민주당 공천심사위의 배제 원칙에 걸린 사람은 10여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나오겠다고 한 전남 목포, 김홍업 전 의원의 전남 무안신안, 신건 전 국정원장의 전북 전주덕진 등은 그래도 호남권이라 사정이 낫다. 인적자원이 비교적 풍부해 대안의 선택폭이 넓고, 쇄신공천의 본보기로 활용할 여지도 크기 때문이다.
정작 고심에 고심을 하게 만드는 곳은 비호남 지역이다. 당장 단수 공천신청 지역인 이호웅 전 의원의 인천 남동을부터 ‘구멍’이 뚫렸다. 이곳은 추가 신청을 받거나 전략공천을 하지 않으면 비워놓아야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 안희정씨가 터닦기에 열심이던 충남 논산금산계룡도 안씨를 제외하면 선택지는 이인제 의원과 양승숙 전 국군간호사관학교장으로 좁혀진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통합민주당의 핵심 당직자는 “이인제 의원은 여러 당을 옮겨 다닌 행적이나 당 통합 과정의 기여도 등을 놓고 볼 때 공천 대상으로 부적합하고, 양 전 장군은 한나라당 후보를 대적하기에 약하다”며 고민의 속내를 드러냈다.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이 15·16대에 내리 재선을 하고 이화영 의원(17대)에게 물려줬던 서울 중랑갑도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화영 의원은 지난 2006년 부인이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탓에 공천신청을 하지 않았고, 앞서 공천을 신청한 김택환(기업인)씨나 임성락(의사)씨는 민주당 안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이 많다. 이 지역구는 호남 출신 주민이 30%나 되는 서민 밀집지역이라 민주당의 기대가 큰 곳이다.
이용희 전 국회 부의장이 “3만5천여명의 당원을 거느리고 있다”며 떵떵거리는 충북 보은옥천영동은, 고민의 각도가 여타 지역구와 조금 다르다. 이 부의장 이외에 김서용 전 근로복지공단 이사가 공천을 신청해 대안이 없지는 않지만, 이 부의장이 당의 결정에 불복해 무소속 출마를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의장은 최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무소속 당선 뒤 금의환향’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서울지역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구로 손꼽히던 신계륜 사무총장의 서울 성북을도 대안이 마땅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신 총장이 14·16·17대에 걸쳐 3선을 한 곳이라 터는 다져져 있지만, 옛 민주당 대변인 출신인 박찬희씨나 기업인 출신 윤원일씨는 ‘대타’로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이들 지역구는 당사자 반발 등을 감안해 후보 확정을 최대한 늦춘 뒤 전략공천 지역으로 분류해 중량급 인사를 내보낼 것이라는 관측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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