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들로부터 사퇴·파면 압력을 받는 어청수 경찰청장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민주당 의원들을 상대로 은근한 ‘구애 손짓’을 보내고 있다.
핵심 당직을 맡은 한 의원은 23일 “평소 친분이 있는 한 경찰 고위 인사가 최근 전화를 걸어와 어 청장을 만나 달라고 하더라”며 “어 청장이 부하 직원들의 연줄을 동원해 의원들과 접촉을 해보려는 모양인데, 개별적으로 만날 이유가 없어 거절했다. 국회가 열리니까 걱정되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어 청장이 의원들을 만날 수 있도록 의원들의 의사를 타진해 보라고 경찰 간부들한테 지시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지난 14일 민주당 지도부의 독도 방문 때 경찰청이 헬기 사용에 즉각 협조하고 경찰 차량으로 경호해준 일도 ‘야당 달래기’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강 장관은 민주당 전당대회 다음날인 지난 7일 정세균 민주당 대표 쪽에 전화를 걸어 만남을 요청했으나, 정 대표 쪽은 “당황스럽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강 장관은 또 국회 개원을 앞두고 사전 약속 없이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를 찾아갔다가 회의 중이라 만나지 못하자 자신의 명함에 “기다리다 갑니다”라고 적어 남겨두는 ‘깍듯함’을 보였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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