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스타일 패러디한 ‘MB 찬가’
군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이 조직적으로 올린 것으로 드러난 ‘오빤 MB(엠비)스타일’ 동영상(이하 엠비동영상)은 지난달 30일 열린 원세훈(62) 전 국가정보원장의 재판에서 그 실체가 드러났다. 국정원 심리전단의 중간 간부였던 이아무개씨가 “대통령을 옹호하는 내용의 영상을 올리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법정에서 진술했기 때문이다.
엠비동영상은 가수 싸이의 히트곡인 ‘강남스타일’을 패러디한 동영상이다. 지난해 8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임기 내 성과를 강조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이 전 대통령을 ‘기부왕’으로 표현하고 “전 재산을 기부하는 남자, 국민을 지키는 슈퍼맨이 되고 싶은, 따사로운 남자”로 표현하는 등 정치·외교·경제 등 분야에서 노골적인 칭송 일색의 가사를 담고 있다.
군 사이버사 요원들은 기존 엠비스타일 동영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지난해 8월30일 이 동영상을 집중 유포한 뒤 이를 또다시 패러디한 새로운 버전(뉴 오빤 엠비스타일)을 내놓거나, ‘오빤 독재스타일’이라는 제목으로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제1비서를 비판하는 동영상을 퍼나르기도 했다. 국정원뿐만 아니라, 군 사이버사도 대통령 홍보에 조직적으로 동원됐다는 의혹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현준 하어영 기자
‘오빤 MB 스타일’ 동영상 보기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