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 자료 미제출 문제로 회의가 정회되자 청문회장을 나서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 청문회]
0.05 시력이 군 면제뒤 0.1 “시력표 0.1밖에 없어서”
병역면제 판정 대리서명 의혹 “군의관 필체 왜 다른지 몰라”
위장전입·편법수강·증여세 지연 “처신 부적절했다”
0.05 시력이 군 면제뒤 0.1 “시력표 0.1밖에 없어서”
병역면제 판정 대리서명 의혹 “군의관 필체 왜 다른지 몰라”
위장전입·편법수강·증여세 지연 “처신 부적절했다”
11일 열린 황찬현(60·사법연수원 12기)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선 황 후보자의 병역 면제 과정에 대한 의혹,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지연에 따른 감사원의 독립성 훼손 우려,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직무감찰 문제 등을 놓고 여야 청문위원들의 질의가 집중됐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황 후보자의 병적기록부에 적힌 군의관의 서명을 근거로, 처음 신체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았다가 한 달 만에 병역이 면제된 과정에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병적기록부를 보여주며 “1977년 7월에 남○○(군의관)에 의해 현역 판정을 받았다가 1977년 8월 같은 남○○로부터 다시 면제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오는데, (현역 판정을 받을 때와 면제 판정을 받을 때의) 남○○의 서명 글씨체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병역 면제 판정을 내리기 위해 두번째 신체검사에서 누군가가 군의관 남○○의 이름을 도용해 대리 서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황 후보자는 필체가 달라 보인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어떤 연유로 이렇게 됐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강동원 무소속 의원도 “황 후보자가 대학원 진학으로 입대를 연기한 후인 1977년 신체검사 때 좌우 시력이 0.1로 현역병 대상이었는데 한 달 후인 같은 해 8월에는 좌우 0.05로 시력이 정정돼 군 면제를 받았고, 3년 후 사법시험 합격 채용 신검에서는 좌우 시력이 다시 0.1로 돌아왔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황 후보자는 “0.1이었던 것은 나안 상태로 시력을 잰 결과이고, 이후 정밀검사에서 0.05로 나온 것”이라며 “0.1 이하의 시력은 의사들이 임의로 환산하는 것으로, 왜 0.05로 환산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답했다. 다만 황 후보자는 “대한민국 남성의 한 사람으로서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어떠한 이유에서든 이행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국민께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김기춘 비서실장과 지연·학연이 있어 발탁된 것 아니냐는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황 후보자는 “(김기춘) 비서실장과 마산중학교를 같이 졸업한 것은 맞지만 사적인 교류는 이번 건 이전에는 일절 없었다. 소위 말하는 것(지연·학연)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해당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직무감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김기식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선 “재판에 계류된 사안에 대해 직무감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변해 “청와대 눈치를 보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황 후보자는 업무시간 대학원 박사과정 수강, 증여세 지연 납부, 위장전입, 직무 관련 업체 주식 보유 등에 대한 의원들의 문제제기에 대해선 “처신이 부적절했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한편 이날 국회 인사청문특위는 오전 10시 황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개의했으나 민주당이 자료제출 미비를 문제 삼으면서 개의 1시간이 넘도록 후보자 선서조차 하지 못하고 정회하는 등 파행을 빚었다. 황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12일까지 계속된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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